연평도 사격훈련 충돌없이 종료

해병대 연평부대가 20일 오후 2시30분 K-9 자주포 등으로 연평도 서남방 우리측 해상에 설정된 해상사격훈련구역(가로 40㎞×세로 20㎞)으로 사격훈련을 시작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해병대 연평부대가 20일 오후 2시30분 K-9 자주포 등으로 연평도 서남방 우리측 해상에 설정된 해상사격훈련구역(가로 40㎞×세로 20㎞)으로 사격훈련을 시작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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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한국군의 연평도 사격 훈련이 예정대로 20일 실시됐지만, 우려했던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은 없었습니다. 북측은 남측의 사격 훈련에 "예상할 수 없는 타격"을 가하겠다고 최근에 경고한 바 있지만, 정작 사격 당일에는 별다른 대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20일 오후 2시30분 시작된 해상 사격 훈련은 4시4분까지 1시간 34분간 진행됐습니다. 훈련에 사용된 포탄은 1천500여 발. 사격 구역은 연평도 서남방 가로 40km 세로 20km의 남측 해역으로, 북방한계선 아래에 위치했습니다.

지난달 23일 북측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남측은 애초 나흘간 일정으로 실시하려던 훈련을 중단한 바 있으며, 이번 훈련은 당시 못다 한 훈련을 재개한 것이라고 한국의 합동참모본부는 설명했습니다. 합참은 지난 16일 이번 훈련이 18에서 21일 사이 하루를 정해 실시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사격 훈련과 관련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분단국가에서 영토 방위를 위해 군사 훈련을 하는 것은 주권 국가로서 당연한 일"이라며 "여기에는 누구도 개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외교통상부 김영선 대변인입니다.

김영선: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연평도 사격훈련은 우리 영토, 그리고 우리 해역에서 이루어지는 훈련입니다. 더구나 이 훈련은 오래전부터 실시해 온 통상적이고, 정당한 방어적인 훈련이다…

한국의 김관진 국방장관은 “북한의 도발 시 가능한 모든 대비책을 강구토록 할 것”을 해상 사격 훈련이 시작되기 직전에 지시했습니다.

북측은 남측이 연평도에서 사격 훈련을 재개하면 “예상할 수 없는 타격”을 가하겠다고 최근 위협했지만, 정작 훈련 당일에는 연평도 북방에 위치한 서해안 부대를 제외하곤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외부의 압박이 작용한 것 같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동국대 김용현 교수입니다.

김용현:

북한의 입장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특히 중국의 대북 압박, 그러니까 북한이 또 다른 군사 행동을 하는 것은 한반도에서 상당한 군사적 위기를 확장시킨다는 부담이 작용했을 것이고…

하지만 북한이 군사적 타격을 포기한 게 아니라 “보류”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의 양무진 교수는 “북측이 평양을 방문한 미국의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를 통해 핵사찰단을 받아들일 것을 약속하는 등 최근에는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기 때문에 군사적 행동을 강행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이 밖에도 지난달 기습 포격 도발 때와는 달리 이번엔 남측 군대가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은 데다, “자위권” 발동 차원에서 만일의 경우 전투기를 동원해 즉각 응징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였기 때문에 북측이 쉽사리 대응할 수 없었을 거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에 덧붙여 주한미군과 유엔사 대표들도 이번 훈련에 참여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던 걸로 풀이됐습니다. 연평도에 투입된 주한미군 20여 명은 북한군의 동향 감시와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당분간 잔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군은 올해 연평도 일원에서 계획 중인 사격 훈련은 더이상 없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