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료난으로 ‘꼴빵부대’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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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도로와 장마당 골목들에 갑자기 빗자루를 든 청소원들이 늘어났다는 소식입니다. 일명 '꼴빵부대'로 불리는 늙은이들이 한 끼 밥을 짓기 위한 땔감을 얻기 위해 거리의 쓰레기들과 휴지조각들을 닥치는 대로 거두어간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도시 지역 노인들이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허줄한 배낭에 빗자루를 들고 거리와 골목을 청소하는 늙은이들의 모습을 도시 어디서나 볼 수 있다고 여러 북한 내부소식통들이 언급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자강도의 소식통은 “역전과 세관 주변에서는 빗자루를 든 늙은이들은 무조건 쫓아낸다”며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늙은이들이 배낭 속에 쏙 들어가는 작은 빗자루를 갖고 다닌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겨울철 땔감이 없어 고생하는 늙은이들이 세관과 역전주변에서 흘려진 석탄이나 버려진 종이상자(박스)를 줍고 있다며 등에는 그런 것을 모아 넣을 큰 배낭을 메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노인들은 특히 평양 시내에 더 많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얘기입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평양에 가면 ‘꼴빵부대’라고 불리는 늙은이들이 있다”며 “‘꼴빵’이라는 말은 ‘속이 빈 자루’라는 뜻”이라고 밝혔습니다.

낫과 빗자루를 든 이들 늙은이들은 여러 명씩 조를 지어 유원지나 공원 등지에서 관리원으로 행세하며 쓰레기들을 모으고 있는데 지어는 ‘관리원’이라는 완장까지 차고 돌아다녀 진짜 관리원과 ‘꼴빵부대’를 구분 하기 어렵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꼴빵부대’는 관리원 행세를 하며 마른 잔디나 죽은 나뭇가지들, 공원의 쓰레기통까지 말끔히 청소해 집에 가져간다며 그렇게 가져간 쓰레기들은 한 끼 밥을 해먹을 정도의 땔감으로 이용된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한편 또 다른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꼴빵부대’라는 말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없던 말”이라며 “올해 갑자기 길거리에서 쓰레기를 줍는 늙은이들이 많아지면서 그들을 통틀어 ‘꼴빵부대’라고 부른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 주민들은 이들을 괄시하지만 오히려 그들 때문에 거리가 한결 깨끗해졌다고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요즘은 ‘꼴빵부대’도 너무 늘어 하루 종일 거리를 헤매도 한 끼 밥을 끓일 쓰레기도 제대로 얻지 못하는 상태”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