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북한 방문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현실화될 경우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희호 여사는 자신이 명예회장으로 있는 재단법인 ‘사랑의 친구들’ 회원과 함께 만든 3-4세용 목도리 1만여 개를 북한에 전달하기 위해 방북을 희망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도 여건이 될 경우 “이희호 여사의 방북이 성사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 여사의 북한 방문은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선임연구원입니다.
장용석:
이희호 여사께서 방북하시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주목할 수 있고요.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게 되면, 남북관계에 대한 북측 최고 지도자의 메시지가 나올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굉장히 상징적이고, 관계를 전환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희호 여사는 지난 8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북한을 방문하고자 한다는 의사를 이미 내비친 바 있고, 지난 1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민주당 김동철 의원의 입을 통해 다시 한 번 이 같은 뜻이 공개됐습니다.
류우익 장관은 “이 여사가 90세이고 인도적 지원의 상징적 효과도 크니 방북 조기승인이 어떠냐”는 김동철 의원의 질문을 받고, “분위기가 마련되면 이 여사와 접촉하겠다”면서 “성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류우익:
취지가 아주 좋고 인도적 지원의 영향이, 매우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기획을 하신 데 대해서 주무 장관으로서 감사합니다.
다만, 류 장관은 방북 승인의 시기와 관련해 “전 대통령의 영부인이기 때문에 이에 상응한 품격과 예우를 갖춰 방북해야 한다”면서, “그러한 일이 우리 한국 사회와 북한 사회에서 잘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분위기가 되면 가시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통일부는 2일 오전까지 이희호 여사와 관련한 방북 신청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북측은 6·15 정상회담 10년째였던 2010년에 이희호 여사를 초청한 바 있지만,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등으로 남북관계가 악화돼 성사되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