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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16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탈북자 단체들이 대북 전단을 풍선에 띄워 보냈습니다. 이 행사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얼어붙은 북녘 땅에 바깥세상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이제는 국회의원들도 나서겠다’고 말했습니다.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6명이 임진각 망배단 앞에서 북한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이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에 맞춰 3대 세습을 비판하는 내용의 전단 20만 장도 북한으로 날려보냈습니다.
한국의 국회의원이 대북 전단을 보내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은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현재 민주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면서 “하지만 유독 얼어붙은 북녘땅은 김씨 왕조가 60년 넘도록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신 의원은 “이 같은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면서 “이제 국회의원들이 앞장서겠다”고 말했습니다.
북녘 동포들에게 “바깥세상의 진실을 알리고 그들이 김정일 정권의 학정에 대해 인간적으로 분노해 분연히 떨쳐 일어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신지호 의원입니다.
신지호:
저희들은 오늘 이 행사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김정일 정권이 종식되는 그날까지 가열차게 통일 풍선을 날리도록 하겠습니다.
신지호 의원은 “지난해 발생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 사건이 대북 전단을 직접 보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한나라당의 차명진 의원은 “대한민국 헌법에는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서 “이곳 임진각에서 10키로 미터도 안 되는 북녘땅에서 우리 동포들이 헐벗고 굶주리는 걸 이젠 더 이상 모른 척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차명진:
오늘은 저희가 북한을 민주화하고 우리 2천만 동포들이 제대로 살 수 있는 날을 만들기 위한 저희 국회의원으로서의 임무의 시작입니다.
의원들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안을 다음 주에 열리는 국회에서 본회의까지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의원들은 또 앞으로도 대북전단 날리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하고, 4월15일 김일성의 생일에 맞춰 다시 한 번 임진각에 모일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통일 풍선 날리기’ 행사에는 한나라당 국회의원 9명이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실제로는 6명이 참석했고, 북한민주화네트워크를 포함해 7개 단체 회원들이 참여했습니다. 의원들은 대북 전단 20만 장과 함께 김정일의 사생활과 남북한 관련 뉴스, 그리고 이집트(에짚트)의 민주화 시위와 관련된 내용을 담은 DVD 500장을 풍선에 넣어 보냈습니다.
한편, 국회의원들의 대북전단 보내기 행사에 앞서 오후 1시께는 자유북한운동연합을 포함한 22개 탈북자 단체와 납북자가족모임, 그리고 ‘대한민국 어버이 연합’의 회원 등 300여 명이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의 전단 20만 장을 북으로 날려보냈습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입니다.
박상학:
이집트에서는 국민들이 독재를 반대해서 싸우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무바라크의 독재가 거꾸러졌는데요. 북한 동포들도 김정일의 노래에 속고 살지 말고, 선군 독재와 세습 독재에 반대해서 행동하라, 싸우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겁니다.
풍선에는 대북전단과 함께 북한의 대한민국 도발사 60년을 다룬 책자 200권,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 그리고 북한의 강제 수용소의 현실 등을 다룬 DVD 300장, 같은 내용을 담은 소형 컴퓨터 저장장치인 USB 100개, 그리고 1달러짜리 지폐 1천 장을 넣었다고 박상학 대표는 말했습니다.
행사 관계자들은 이날 바람이 좋았기 때문에 “대북 전단이 평양 지역에서 떨어질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