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수해복구에 지방 공직자 총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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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은 최근 큰물 피해복구를 위해 지방 공직자들을 대거 동원해 복구작업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로 인한 행정 공백으로 주민들이 또 다른 불편을 겪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얼마 전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북한당국이 큰물 피해복구를 위해 각지방의 행정일꾼들을 총동원해 복구작업을 독려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신의주의 한 주민소식통은 “도와 시의 인민위원회 간부들이 대거 지방에 출장을 내려갔다” 면서 “이는 큰물 피해복구를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청천강이 넘쳐 안주시내가 침수됐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다른 곳의 피해 정도는 어떠하냐는 자유아시아 방송(RFA)의 질문에 “안주뿐 만이 아니고 평안도 어느 곳도 피해를 입지 않은 곳이 없다” 면서 “교육부문 일꾼으로 일하는 내 친척은 정주로 내려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처럼 행정일꾼들이 대거 자리를 비우는 바람에 통행증 신청도 할 수 없는 실정”이라면서 “평소에는 거만을 떠는 간부들 꼴을 보기가 싫었는데 막상 그들이 자리를 비우니까 아쉬운 점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단둥에서 북한과 무역을 하는 장 모 씨도 “북한 쪽 대방 트럭 운전수 몇몇이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데 유효기간이 만료된 도강증을 갱신하지 못해서 오지 못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도강증 수속담당자가 큰물 피해복구 지원을 위해 지방에 출장을 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처럼 도나 시 단위 행정간부들이 큰물 피해지역으로 출장을 간다 해도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고 큰 도움도 되지 못한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무역업자 장모씨는 “큰물피해 현장에 도 행정 일꾼들이 가 본들 피해복구를 위한 장비나 자재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면서 “그들이 고작 할 수 있는 일은 피해 상황을 파악해서 위에 보고하는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피해 복구에 실질적 도움도 주지 못하면서 잔소리나 해대는 행정 간부들이 피해지역 주민들 입장에서 달가울 리 없다는 지적입니다.

신의주 소식통은 “평양은 전승절 행사로 요란한 것 같은데 지방은 물 난리로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 면서 “주민들이나 출장 나온 행정간부들 모두 평양의 전승절 행사에 관심을 둘 정신적 여유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