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 홍수로 식량 분배 힘들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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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엔은 북한의 홍수피해 지역인 평안북도 박천군과 태천군을 방문해 피해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특히 농지가 크게 피해를 입어 북한 주민들에 대한 식량 분배에 어려움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상주조정실은 26일 북한 홍수 피해 실사팀의 조사 결과 올해 홍수로 북한의 농업, 보건 상 피해가 크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은 실사팀이 조사를 다녀온 평안북도 박천군과 태천군의 예를 들면서, 박천군은 논의 80%가 피해를 입어 전체 농지의 40%가 영향을 받았고, 태천군에서는 12%의 농지가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두 곳에서 최소 1천 mt의 감자가 쓸려가고, 북한 가정의 식량 창고들이 파손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더해 유엔은 박천군과 태천군은 앞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돌아갈 식량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보고서는 두 군에서 1천 300명의 수재민들이 식량을 구할 길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태천군에서는 현재 분배 가능한 식량이 전혀 없으며, 박천군에서는 8월부터 일주일에 3-5 일 치의 식량분배만이 가능하다고 설명하면서 “(북한 주민의) 식량에의 접근이 매우 제한된다”고 유엔은 전했습니다.

따라서 태천군은 식량 분배를 위해 감자 수확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설명입니다.

이에 더해 박천군에서는 논과 벼, 옥수수의 약 50%가 유실됐고, 약 3천 마리의 가축과 일부 가금류가 피해를 입었으며, 태천군에서는 염소 1만5천 마리와 돼지 1만5천 마리, 그리고 가금류 500 마리 이상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유엔은 또 박천군과 태천군에서 각각 38km와 28km 의 관개수로가 파괴되거나 심각하게 파손됐다고 전했습니다.

박천군에서는 펌프 파손과 전기 부족 등으로 1만4천 여 가구의 식수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고, 태천군에서는 양수장 4개가 파손되는 등 식수 공급 시설에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에 따라 유엔아동기금은 다음주 수질 정화제를 보내고, 국제적십자사는 안주와 태촌시에 식수 처리 시설을 이미 제공했다고 알려졌습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는 수실 검사 기구도 지원하려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편, 올해 홍수는 북한 주민들의 건강에도 큰 위협을 주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의 홍수로 20만명의 북한 주민들이 안전한 식수를 공급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유엔은 전했습니다.

북한 홍수 피해지역에서 식수 오염으로 인한 설사병이 증가하고 있으며, 수재민들을 대상으로 설사병과 호흡기 질환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평안남도의 안주시에서는 1만 9천명이 홍수로 피해를 입고, 2천 800여명이 집을 잃은 가운데, 이미 오염된 물로 인한 설사병의 잠재적 위협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