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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황해도 수해 피해 지역에서는 어린이를 중심으로 설사와 급성호흡기 감염이 25%~40% 가량 증가했다고 유엔을 중심으로 한 합동 수해 현장 실사단이 밝혔습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합동 수해 현장 실사단은 지난 25일부터 실시한 황해남도 해주시와 청단군, 황해북도 서흥군 등 수해 지역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통해 “북한의 수해 지역들에서 설사와 급성호흡기 감염이 25~40% 증가했고, 말라리아 감염과 피부병도 늘었다”고 27일 밝혔습니다.
현장 실사단은 “이는 수해 피해 지역의 주민들이 상수도가 아닌 얕은 우물과 수동 펌프에 의존하고 있고, 홍수로 지하수가 오염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황해남도 해주시에는 어린이 사이에서 설사병이 약 40% 늘었고, 총 32개의 의료 시설 중 8곳이 파손됐다”며 현장 실사단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또 실사단은 “황해남도 청단군에서도 어린이 사이에 설사병이 20% 이상 증가했고, ‘전염병 전문 병원’이 폭우로 파괴돼 모든 환자들이 다른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10개 이상의 의료 시설이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파손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청단군 내 2개의 식수 펌프 시설(pumping stations)도 침수돼 파손됐으며, 우물이 물에 잠겨 오염되면서 주민들의 식수와 위생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따라서 “의료 관계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상처치료 등 응급 처치에 동원됐으며, 모든 의료시설과 구급차들이 24시간 가동되고 있다”고 실사단은 전했습니다.
현지 당국자들은 해열제와 항생제 등 필수의약품과 백신, 치료용 영양강화식품이 필요하다면서 국제기구에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황해도 수해 지역의 주요 관개시설은 파손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번 실사단은 유엔이 수해 지역에 어떤 구호물품을 얼마나 제공할지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 가운데 유엔아동기금(UNICEF)은 수재민들에게 경구용 수액제 3천 정(Oral Rehydration salts), 식수정화제 6만 정, 비누 1천800 개 등을 지원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25일 해주시, 청단군 등 수해지역 의사들에게 총 20개의 왕진가방을 제공했습니다.
합동 실사단은 아직 이번 홍수가 식량난을 어느 정도 악화시킬지는 가늠하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현지 당국자들은 국제 기구측에 수해지역 주민들이 집에 보관하던 식량이 쓸려 내려갔다고 전했지만, 긴급 구호 식량의 규모는 아직 정확히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합동 수해 현장 실사단은 세계식량계획, 유엔아동기금, 세계보건기구, 국제적십자사, 비정부기구 세이브 더 칠드런으로 구성됐으며, 지난 25일 북한 당국의 요청을 받아 북한 당국자들과 함께 황해남도 청단군과 해주시, 황해북도의 소흥시에 파견돼 수해 피해 상황을 조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