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수해로 중국인들에 방문 연기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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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달 중순부터 북한지역에서 시작된 집중호우로 인해 상당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근 사업협의차 북한방문을 계획하고 있던 중국인들에게 북한 측 대방이 입국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할 만큼 사태가 심각하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이달 중순부터 시작된 무더기 비(집중호우)와 태풍 등으로 인해 북한 전역이 큰물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내린 폭우로 적지 않은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농경지, 도로 등이 유실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주까지도 장맛비가 계속 될 것으로 보여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최근 지난 18일에서 24일까지 발생한 태풍과 무더기 비(집중호우), 폭우 등으로 북한 전역에서 88명이 숨지고 1백34명이 부상하는 인적,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사업차 북한출장을 계획하고 있는 중국인들에게 북한 측 대방으로부터 입국을 연기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달 말 북한을 방문하기 위해 비행기 표까지 구입했다는 중국인 사업가 왕 모 씨 일행은 출발 이틀을 남겨놓은 지난 토요일 북한 대방으로부터 “별도로 통보할 때까지 북한 입국을 연기해 달라”는 긴급 전화를 받고 황당했다고 말합니다.

왕 씨 일행이 방문하기로 한 황해도의 광산으로 통하는 도로가 대부분 유실되어 현재로써는 차량 통행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북한산 건어물 수입을 위해 황해도 해주 수산 사업소를 자주 방문 한다는 조선족 사업가 박 모 씨도 “북한 측 대방으로부터 방문 연기 요청을 받았는데 이제는 북한의 장마가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는 길 밖에 없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집중호우와 태풍은 북한의 도로와 철도에도 상당한 피해를 가져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철도와 도로가 끊기는 바람에 북한에서 중국으로 나오려던 사람들도 중국방문 일정을 연기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현재 중국 단둥에 정착한 청진 출신 화교 진 모 씨는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 무역상인 언니가 청진시에 거주하고 있는데 이번 주말 혜산을 통해 중국에 나올 예정이었다”면서 “장마로 철로가 유실되어 열차운행이 중단된 탓에 중국 출장을 연기한다는 얘기를 국제전화로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도 방문차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 주민들도 큰물피해로 교통편이 여의치 않아 귀국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 단둥의 한 대북 소식통은 “계속되고 있는 장마로 인해 단둥에서 신의주까지 다녀오는 1일 관광 상품도 예약취소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