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 수해 관련 입장변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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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15호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북한에서 피해가 속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국의 통일부는 대북 수해지원과 관련한 입장 변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그때 가서 검토를 하겠다"는 겁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 언론매체들은 28일 태풍 ‘볼라벤’으로 인한 피해 상황을 즉각 보도했습니다.

29일에도 조선중앙통신은 강수량과 바람의 세기 등을 구체적으로 전하면서 “이번 태풍의 영향으로 조선의 전반적 지방에서 강풍이 불고 비와 소나기가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통일부 박수진 부대변인은 29일 북측의 재빠른 보도에 대해 “북한이 일일단위로 보도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측의 즉각적인 보도가 이례적이라는 뜻입니다.

게다가 북측은 벌써 한 달 넘게 수해 소식을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통일부는 정부 차원의 대북 수해지원은 아직까지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 인도적 차원에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정부는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수해와 관련해서는 우리가 관심 있게 지속적으로 보고 있습니다만, 지금 현재 우리의 수해지원 관련한 입장이 바뀐 것은 없다는 말씀드리겠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수해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그때 가서 검토하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신 대한적십자사가 국제적십자사연맹을 통해 북한에 1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20일 결정한 바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 17일 정부 차원의 수해 지원과 관련해 “지금 수해 지원을 한다, 안 한다, 한 쪽으로 보지 말고, 열어두는 것이 좋다”면서 “북측은 과거 수해 시 중단했던 아리랑 공연을 하고 있고, 유엔 기관들도 수해 상황에 대한 말이 각각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0일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의 발언은 좀 더 구체적입니다. 수해와 관련해 “외부적으로 나타나는 현상 자체가 혼란스러운 측면이 있다는 겁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 북한 주재 유엔기구, 상주 인원 사이에서도 서로 이야기가 엇갈리는 측면도 있고, 또 북한의 보도를 보면, 피해상황도 있지만, 복구상황도 있고, 또 여러 가지 제가 구체적인 말씀을 안 드리겠습니다만, 수해상황과 비추어 봐서 적절한 움직임도 잘 눈에 띄지 않는 측면도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국 정부는 대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판단이 서면, 그때가서 지원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제15호 태풍 ‘볼라벤’은 29일 오전까지 북한을 통과하면서 일부 지역에 최대 300㎜에 달하는 폭우를 뿌린 것으로 집계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