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수해지원 거절 놀랄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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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한국의 수해지원을 거절한데 대해 과거에 직접 대북 지원활동을 펼쳤던 전직 국제기구 관계자는 전세계를 상대로 수해지원을 구걸하다시피 하던 북한이 한국정부에 불만을 터뜨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일이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지만 북한 당국의 ‘분풀이’에 결국 주민들만 피해를 입게 됐습니다. 홍알벗 기자의 보도입니다.

캐나다의 에릭 와인가트너(Erich Weingartner) 전 세계식량계획(WFP) 평양주재원은 북한이 그 동안 한국에 갖고 있던 나쁜 감정이 이번에 폭발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캐나다에서 북한관련 웹사이트인 캔코어(CanKor)의 대표이자 편집장으로 활동중인 와인가트너씨는 12일 북한이 한국 정부의 수해지원 제의를 거절한 것은 그리 놀랄 일도 아니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하지만 와인가트너씨는 불과 수 주 전까지만 해도 전세계 곳곳에 있는 비정부 구호단체와 인권단체, 그리고 나라들을 돌며 수해지원을 구걸하다시피 하던 북한이 유독 한국정부의 지원만 거절했다는 것은 강경 대북정책을 유지해 온 한국의 현정권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에릭 와인가트너: 북한은 이명박 대통령 등 한국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지원을 받는 것을 꺼리는 것도 있지만 올해 말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당선이 되든 선거 이후에 한국의 경직된 대북정책이 완화되길 바라는 의도도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에 식량지원을 맡아 일한 바 있는 와인가트너씨는 한미합동군사훈련도 북한이 지원을 거절하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에릭 와인가트너: 북한의 이번 거절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던 일이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계속되는 한미군사훈련이 북한을 자극했고 그것이 지원거절로 연결된 것도 같습니다.

한편 북한은 한국 정부의 수해지원 제의를 수용한 뒤 한국이 지난 11일 전화통지문을 통해 밀가루 1만톤과 라면 300만개, 그리고 의약품 등을 보내겠다는 뜻을 밝히자 돌연 입장을 바꿔 12일 지원을 거부했습니다.

북한 당국의 대남 분풀이에 결국 외부의 지원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북한 주민들만 피해를 입을 처지에 놓였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