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신종 플루 치료제 ‘타미플루’ 제공”

WHO, 세계보건기구가 북한에 신종 플루의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0:00 / 0:00

이수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보건기구 제네바 본부의 스티븐 라우어 (Steven Lauwer) 공보관은 신종 플루의 발생에 대비해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를 북한에 제공한다고 7일 자유아시아 방송 (RFA)과 한 전화통화에서 밝혔습니다. 라우어 공보관은 세계보건기구가 신종 플루의 진원지인 멕시코를 비롯해 전세계 72개 개발도상국에 총 240만 명분의 타미플루를 제공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북한에도 지원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의 라우어 공보관은 북한 몫으로 분배한 타미플루의 분량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하고 다만 비상시에 대비할 만한 분량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세계보건기구가 북한에 지원하는 타미플루는 지난 5일 스위스와 미국, 그리고 두바이 등 세 곳에서 선적돼 이미 운송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의 라우어 공보관은 7일 현재까지 북한에서 신종 플루의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신종 플루의 감염자가 발생해 치료약을 위급하게 구하는 국가에 타미플루를 최우선적으로 지원하며, 북한처럼 감염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치료제의 비축량이 부족하거나 스스로 치료제를 조달할 능력이 부족한 국가들도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는 신종 플루의 증상을 치료하고 사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데 효과적인 약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한국에서 최근 발생한 감염자 3명이 모두 병원에서 타미플루 투여를 받은 뒤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한국 언론이 전했습니다. 그러나 타미플루는 이 약의 특허권이 미국의 제약회사 길리어드에 있고 이 약을 만들어 파는 회사도 스위스의 제약회사 로슈밖에 없기 때문에 물량이 부족하고 가격이 비싸서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각국에 이 약을 전체 인구의 20% 에 투여할 만큼 보유하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개발도상국들의 비축량은 거의 전무한 실정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타미플루 비축량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지난 2005년 북한에 조류 독감이 발생했을 당시 세계보건기구가 북한에 타미플루를 제공한 바 있습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신종 플루의 환자 수가 연일 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7일 현재까지 24개국에서 2300여명이 감염됐다고 공식 집계했습니다. 특히 미국내 감염자 수가 가파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에 따르면, 미국내 확진환자는 5일 403명에서 6일 642명, 7일 896명으로 최근 사흘 동안 매일 200여명 꼴로 많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확진환자가 한 명 더 추가돼 3명으로 늘었습니다. 북한과 국경을 접한 중국의 경우 홍콩에서 현재 1명의 감염자가 발생함에 따라 당국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