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남쪽 새누리당 대통령 유력 후보들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며 이들이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친북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는데요. 북한의 이번 발언에 대해 한국 정부와 정치권은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11일 공개질문장에서 박근혜 의원이 평양의 여러 곳을 참관하면서 남북관계는 물론 한국 내부 문제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친북 발언도 적지 않게 했다는 게 조평통의 주장입니다. 이 밖에 정몽준 의원과 김문수 경기지사 등도 친북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평통은 또 “당시 이들의 말을 모두 공개하면 까무러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당사자들은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입니다. 박근혜 측은 “2002년 방북에서 종북 발언을 한 게 없다”며 “북한은 공개할 게 있으면 즉각 공개하라”고 말했습니다.
김문수 측도 “그런 일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2008년 방북 때 북측에 ‘신라 경순왕처럼 항복하든가 중국의 덩샤오핑, 그러니까 등소평처럼 정치, 경제를 분리하든가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한국 정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정치권도 조평통의 공개 질문장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심지어 야당인 민주당통합당도 반발했습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박지원 원내대표는 자신의 트위터, 즉 인터넷을 통한 대화 글에서 “남북관계를 위해서도 백해무익하다”며 북한의 자제를 촉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들의 북한 내 행적을 빌미로 남쪽 대통령 선거에 관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했습니다.
최용환 경기개발연구원 동북아연구센터장: 북한이 그만큼 남한 정치에 대해서 관심이 높다는 뜻이고요. 그러나 북한이 남한의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남한의 정세를 제대로 파악한다면 지금하는 것 같은 방식이 정말 타당한지 생각해봐야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북한은 이날도 남쪽 언론사들을 향해 협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이들의 비명이 터질 날이 머지않았다”는 등 남쪽 언론사에 대한 북한의 협박은 지난 6월 4일부터 계속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