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탈북자들은 올해 심각해질 북한의 식량난을 외부의 영향으로 돌리려는 의도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 5일자 노동신문을 통해 최근 세계 식량부족 현상을 거론하면서 그 이유를 여러 가지 원인에서 찾았습니다.
노동신문이 열거한 식량부족의 원인으로는 세계인구의 급증, 즉 20년 전 50억 명이던 세계인구가 지금은 70억 명이 되었고 나아가 2050년에는 90억 명이 넘는다면서 앞으로 식량난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와 같은 인구의 급증과 함께 자연현상에도 원인이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습니다.
즉, 최근 지구온난화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가물, 무더기비(폭우), 태풍, 폭설과 같은 이상기후 현상이 초래되기 때문에 갈수록 식량생산이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아 국제시장에서 식량가격이 30~50%나 오를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해 식량가격 폭등으로 약 1억1천만 명이 굶주렸다고 신문은 주장했습니다.
지난 4월 30일에도 조선중앙방송은 이 같은 수치를 들어 보도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식량생산을 어둡게 전망하는 것은 현재 북한이 처한 식량난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탈북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북한 농업과학연구소 연구원 출신 이민복씨는 지난 90년대 중반에도 북한이 홍수 때문에 식량난을 겪었다고 외부의 영향으로 돌렸지만 사실 북한 식량난의 근본적인 문제는 농업 경영에 있다고 말합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하나에서 열까지 다른 문제가 아니라 체제적 문제입니다. 이미 공산주의가 그걸 증명해준 것이고 그걸 우기는 나라에서는 어떤 방법이든 백해무익한 것이고, 중국식 개혁농법으로 바꿔야 해결됩니다.”
이민복씨는 지금 세계의 식량상황이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중국과 베트남과 같은 나라들은 이미 농업개혁을 실시해 곡물이 남아 식량수출국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협동농장에서 일하다 나온 다른 탈북자들도 농민들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가을이 되면 국가에서 군량미요, 특권층의 배급용으로 모두 수거하기 때문에 맥이 풀려 더 일을 하지 않는다면서 만약 농민들에게 땅을 나누어주고 번 것만큼 수입이 생기게 한다면 먹는 문제가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북한 주민들은 고기, 남새, 과일 등 부식물을 먹지 못하고, 영양섭취를 오직 쌀에만 매달리기 때문에 식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다른 탈북자들도 말했습니다.
한국의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국민 일인당 쌀 소비량은 210g으로, 1년에 77kg에 그쳤습니다. 그 대신 북한 주민의 하루 쌀 소비량은 성인기준으로 700g에 달하고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의 쌀 소비량이 줄어드는 이유는 육류와 채소류를 다양하게 섭취하고, 서양식 즉석음식으로 대체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다이어트, 즉 살까기를 위해 음식을 조절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해마다 식량난을 겪으면서도 기존 사회주의 농업경영 구조를 바꾸지 않고 두벌농사를 하는 등 토지이용률을 높여 식량증산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