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북한의 농업부문 간부들이 예상수확고를 턱없이 올려 잡고 있어 농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습니다. 부풀려진 수확량만큼 농민들이 식량을 더 내놓을 수밖에 없어 내년에도 극심한 식량난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농업부분 간부들이 가을철을 앞두고 저마다 '예상수확' 부풀리기에 나섰습니다. 협동농민들은 이 같은 행태를 두고 "김정은에게 점수를 따기 위해 아첨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 삼수군의 한 농민은 "8월 25일 '예상수확고 판정'에서 정보당 25톤이라던 감자수확고가 9월 5일에는 32톤으로 불었다"며 "그렇게 왜곡되고 불어난 수확량을 고스란히 우리 농민들에게 떠맡길 것"이라고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이 농민에 따르면 양강도 농촌경리위원회 간부들과 도당지도원들이 저마다 담당협동농장의 실적 부풀리기에 나서 실제 수확량보다 거의 배가 넘는 예상수확고를 보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8월 25일 실시한 '예상수확고 판정'도 가장 잘 된 밭을 기준으로 정보당 수확고를 25톤으로 잡은 것 인데 9월 5일에는 예상수확고 판정도 제대로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감자수확고를 32톤으로 높여 상급기관들에 보고했다는 얘깁니다.
이러한 기준은 감자가 여무는 시기인 8월 중순부터 날씨가 좋으면 정보당 하루 평균 800kg 정도의 수확고가 오른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는 위에 보고하는 사람들은 칭찬을 받기 위해 실적을 자꾸 높여 올리지만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농민들의 입장에서는 생사가 달린 문제라며 중앙에서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수확판정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양강도의 경우 올해 날씨가 잘 맞추어 줘 감자농사가 잘 됐다고 하지만 농민들의 판단으로는 정보당 20~22톤 정도가 적정하다고 그는 주장입니다.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위에서 자꾸 수확량을 가지고 간부들을 평가하니 수확량을 부풀릴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수확량을 부풀리면 국가가 정한 비율로 군량미를 바치고 간부들의 배급을 푼 후엔 아무 것도 남는 것이 없어 농민들은 굶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대홍단 감자농장을 제외하고 다른 협동농장들은 올해 비료가 거의 공급되지 않았다면서 지금 정도로 농사가 된 것도 기적 같은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정보당 40톤을 기록한 대홍단 감자농장은 올해 가뭄으로 인해 수확고가 많이 떨어졌다고 전하고 대홍단과 백암협동농장에 집중된 비료를 다른 농장들에 고루 분배했더라면 오히려 더 많은 수확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습니다.
특히 그는 사회 전반에서 후계자 김정은에게 점수를 따기 위한 간부들의 실적 부풀리기가 만연해 주민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며 농업 간부들의 '예상수확' 부풀리기로 하여 내년도 농민들의 식량난이 더 악화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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