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비록 북한 경제가 현재로선 계획경제와 시장경제 요소가 마구 혼재된 불건전한 상태지만 통일 뒤 경제개혁을 통해 남한 경제와 잘 통합된다면 남북 모두 엄청난 혜택을 입게 될 것이라고 미국 정보기관의 고위 관리가 전망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을 총괄 지휘하는 국가정보국의 동아시아 선임 보좌관이 공개석상에서 한반도 통일의 경제적 잇점을 밝혔습니다.
미국 국가정보국(DNI) 윌리엄 브라운 동아시아 담당 국가 정보조정관 선임 보좌관(Senior Advisor to the National Intelligence Manager for East Asia)은 4일 남북한 경제는 상호 보완적이어서 올바른 정책만 갖춰진다면 통일 뒤 북한에 대한 투자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전망했습니다.
브라운 선임 보좌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한반도 통일에 관한 토론회에서 북한 경제가 개혁을 통해 남한과 잘 통합된다는 전제 아래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통일 뒤 남북한은 물론 동북아시아 전체가 큰 혜택을 볼 거라면서 북한 주민들이 통일의 주요 수혜자라는 점을 어떻게 설득해 나가는 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 통일 문제를 두 기업 간 합병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설명하면 어떨까요. (합병땐) 더 작은 회사의 주주들(즉, 북한 주민들)이 가장 큰 혜택을 누리게 되죠.
브라운 보좌관은 통일 뒤 유망한 대북 투자 분야로 지하자원 개발, 섬유 등 노동집약산업, 그리고 관광산업 등을 들었습니다.
특히 무산 광산과 연결되고 항구 시설을 갖춘 청진 일대는 한국은 물론 일본, 중국의 철강기업에 좋은 투자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현재 중국이 임가공 형태로 북한과 교역중인 의류산업과 한국, 일본, 중국 관광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관광산업도 유망한 투자 대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다만 현재 북한 경제는 계획경제와 시장경제가 마구 뒤섞인 불안정한 상태로 당장 투자를 결정하는 건 비이성적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또 남북한이 경제적 통일을 이루는 과정에서 최소 몇 년 동안은 독자적인 통화체제를 유지하고 비무장지대(DMZ)를 단계적으로 개방하는 등 점진적 단계를 밟을 것을 조언했습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남북 통일이 비록 많은 비용이 들고 난관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이익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