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비 줄여 농업 집중해야 기아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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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당국은 농업 분야에 예산 편성을 늘리고 투자를 장려해야 만성적인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식량 문제 전문가들이 권고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2013 세계 굶주림 지수(Global Hunger Index)’ 작성을 주도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 부족 문제는 농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기반 시설이 열악하기 때문이라며 농업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세계식량정책연구소(IFPRI)에서 18일 열린 토론회의 발제자로 참석한 울프강 야먼 세계빈곤구제(Welt Hunger Hilfe) 사무총장은 북한의 식량사정이 지역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면서 불평등 해소를 위해 농업 발전에 국가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울프강 야먼 세계빈곤구제 사무총장: 새로운 부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평양과 다른 농촌 지역의 경제적 격차가 매우 큽니다. 계절에 영향을 받지 않고 경작할 수 있는 온실 보급을 확대하는 등 농민 삶의 질을 위한 정책 도입을 북한 당국에 권고해왔습니다.

야먼 사무총장은 도이췰란드의 민간 구호단체인 세계빈곤구제가 10년 이상 북한에서 식량 안보를 위한 지원 사업을 해왔다면서 평양과 평양남부 지역에 대형 온실을 설치하고 200개가 넘는 농장에서 채소와 감자 등의 대량 생산을 지원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일랜드 구호기구인 컨선 월드와이드의 코넬 폴리 정책국장은 북한의 농업기반 시설이 열악해서 홍수나 가뭄에 취약하고 농작물 생산량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면서 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코넬 폴리 컨선 월드와이드 정책국장: 컨선은 북한 주민이 마실 깨끗한 물을 위한 수도 사업과 농사에 쓸 수자원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관계 시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폴리 국장은 경제 규모에 비해 월등히 높은 군사비 지출이 북한 당국의 농업 분야 투자를 막는다면서 농업 기술과 기반 시설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세계 12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3 세계 굶주림 지수’(Global Hunger Index)의 내용이 자세히 소개됐습니다.

굶주림 지수는 국민의 영양상태, 저체중 어린이 비율 그리고 5세 이하 사망률 등 세 가지 기준으로 산정됐습니다.

북한은 굶주림이 ‘심각한 (serious)’ 수준인 18점으로 평가됐습니다.

0은 굶주림이 전혀 없는 상태고 100은 국민 모두 굶주린다는 뜻입니다.

굶주림 지수가 30점 이상이면 ‘매우 위험한 (extremely alarming)’ 수준, 20점에서 30점 사이를 ‘위험한 (alarming)’ 수준, 그리고 북한과 같은 10점에서 20점 사이의 국가를 ‘심각한(serious)’ 상황으로 분류됩니다.

굶주림 정도가 매우 위험한 수준으로 지도에 붉은 색으로 표시된 3개국은 모두 아프리카 대륙 국가로 부르나이, 에리트리아, 코모로스입니다.

한편, 세계식량정책연구소의 ‘2013 세계 굶주림 지수’는 식량농업기구(FAO)의 설립일인 10월 16일을 기념해 유엔이 정한 ‘세계식량의 날(World Food Day)’을 맞아 발표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