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대북제재와 미국 정부의 북한 여행 금지령에도 북한주민을 위한 비영리단체의 인도적 지원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미국과 캐나다를 기반으로 대북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는 국제구호단체 메노나이트 중앙위원회가 지난 달 북한을 다녀왔습니다.
이 단체는 자체 홈페이지에, 응급처치 의료품을 평양 인근에 있는 농장 내 진료소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농장에서 일하는 인부들이 작업 도중 베이거나 긁히는 일이 잦고, 발목을 삐거나 골절되는 일도 많아 이를 치료하기 위한 구급의료품이 필요하다는 북한측의 요청에 따른 겁니다.
그런데, 그 동안 북한 주민들의 영양상태 개선을 위해 고기통조림을 주로 보냈던 이 단체는 이번 방문 때 단 두 명의 단체 관계자들이 의료품이 들어 있는 가방을 직접 들고 북한을 방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예전에는 운송수단을 이용해 많은 양의 지원품을 북한으로 갖고 들어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게 됐습니다.
지난 해 9월 미국 정부에 의해 내려진 북한 여행금지령 때문에 이 단체의 미국인 관계자들이 북한을 방문할 수 없게 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미국 관계자들이 아닌 소수의 캐나다 쪽 봉사자들만 북한을 갈 수 밖에 없는 형편이 된 겁니다.
이 때문에 북한여행 금지령이 본격 시행되기 전인 지난 해 8월, 이 단체는 미 국무부측에 이 같은 조치를 우려하는 공개서한을 보낸 바 있습니다.
이 단체의 론 바일러 사무총장은 편지에서, 메모나이트 중앙위원회는 지난 22년동안 북한주민들을 위해 자연재해가 있을 때마다, 그리고 고아원과 결핵 및 간염 진료소에 도움을 줘 왔지만 여행금지령 때문에 원활한 활동을 할 수 없게 됐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한반도 평화와 미•북간 관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와 미국의 북한 여행금지령이 맞물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고전을 겪고 있는 단체 및 기관들은 하루 빨리 인도주의적 대북지원을 위한 문이 활짝 열리길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