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해외파견 근로자들 착취 심각

돈벌이를 위해 러시아 연해주로 몰려든 북한 건설노동자들이 블라디보스토크 중심 레닌 거리의 한 상가 건물 보수 공사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돈벌이를 위해 러시아 연해주로 몰려든 북한 건설노동자들이 블라디보스토크 중심 레닌 거리의 한 상가 건물 보수 공사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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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유엔의 대북제재를 피하기 위해 해외파견 근로자들의 작업장과 숙소를 계속해서 옮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할당된 외화과제를 미달한 일부 파견 근로자와 외화벌이 업체들은 조기 귀국조치 당한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해외 파견 북한 근로자 중 압도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재봉(봉제)공들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에 건설부문, 농업부문, 해산물가공 순이고 기술 분야에선 컴퓨터 전문가들과 의료일꾼들이 파견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은 대북제재와 외국 탐사전문 기자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파견근로자들의 작업장과 숙소를 부단히 옮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외화과제를 미달한 근로자들은 집단적으로 소환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중국 단둥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요즘 북한 근로자 300명을 고용한 친구의 회사가 갑자기 심양으로 옮기는 일이 있었다”며 “친구인 사장도, 그가 하는 일감도 바뀌지 않았는데 고용된 북한 근로자들만 자리를 옮겼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사장인 친구가 일부러 그들을 옮긴 것이 아니고 그들을 책임진 북한 간부가 조용히 자리를 옮겨 줄 것을 완강하게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친구도 값싼 북한 노동력을 계속 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요구에 응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사람들을 고용한 소규모 기업들이 이렇게라도 운영되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단동 항에서 수산물 가공 일을 하던 북한 근로자들은 외화벌이 과제를 채우지 못해 얼마 전 본국으로 모두 철수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최근 중국 연길에 파견된 북한의 한 외화벌이 업체 간부는 “중국 정부가 우리(북한) 근로자들의 고용을 제한하고 있는데다 국제사회도 우리 근로자들을 추적하고 있어 정기적으로 자리를 이동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간부는 “일감을 찾고 해당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은 파견 근로자들을 담당한 행정책임자들의 몫”이라며 “행정책임자를 잘 만나야 근로자들이 월급을 좀 챙길 수 있고, 담당 보위원을 잘 만나야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의 사업가(고용주)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파견된 우리 근로자들 사이에 저임금 경쟁을 부추겨 월급이 낮은 집단만 고용한다”면서 “중국 사업가들과 외화벌이 과제 수행을 요구하는 중앙의 요구에 맞추려면 파견 근로자들의 월급을 깎아먹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해 북한 해외파견 근로자들의 비참한 실태를 실증해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