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일부 지역의 올해 농사작황이 상당히 양호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장마에 의한 농작물의 피해도 예상보다 크지 않다고 북한 현지 주민들이 전해왔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금까지 일부에서 제기된 장마철 큰물 피해에도(불구하고) 농작물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여러 북한 주민들과 소식통들이 주장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평안북도의 한 주민은 “지금의 작황대로라면 올해 평안북도의 농사는1980년대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에 농장 간부들도 들떠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장마기간에 구장군과 박천군, 운전군을 비롯해 평안북도 남단에 위치한 일부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렸지만 농작물의 피해는 거의 없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 개천시에서 친척의 도움을 받기 위해 신의주로 왔다는 한 주민은 “양덕군과 회창군, 개천군과 안주시를 비롯해 평안남도의 여러 지역들이 이번 장마에 피해를 보았다”며 “하지만 농작물의 손실은 극히 적었다”고 언급했습니다.
특히 안주시의 경우 지난달 15일 경에 새벽 5시부터 쏟아진 폭우로 청천강 지류인 안주천이 범람했다며 아파트 1층의 절반 까지 물이 차오르는 등 단층주택들은 큰 피해를 입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3시간가량 쏟아진 폭우가 그치고 안주시에 찼던 물은 오후 시간대까지 대부분 빠져나갔다며 그 과정에 ‘토피’로 지은 살림집들이 많이 무너졌다고 말했습니다. ‘토피’는 진흙에 톱밥이나 볏짚을 섞어 벽돌형태로 말린 것입니다.
그러면서 콩이나 고구마와 같은 농작물들은 물에 완전히 잠긴 상태에서 4시간이 지나면 죽지만 벼와 밀과 같은 작물은 7시간 정도 버틸 수 있다며 농작물의 허리까지 물에 잠기더라도 며칠 동안은 죽지 않고 견딜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갑자기 내린 폭우로 안주시가 물에 잠겼지만 제때에 물이 빠져나가 그나마 피해가 적었다며 물에 잠겼던 농작물도 일정한 회복기를 거쳐야 하지만 아직 가을까지 시간이 많기 때문에 수확고에는 별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판단했습니다.
한편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이번 장마에 농작물 피해가 적고 살림집 피해가 컸던 것은 많은 살림집들이 ‘토피’로만 지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건설자재가 없어 농촌문화주택과 단층 살림집들은 모두 이러한 ‘토피’로만 건설한다”며 “기둥조차도 없이 ‘토피’로만 벽을 쌓기 때문에 이러한 집들은 물에 잠기면 그대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말해 이번 장마에 살림집 피해가 컸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