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올해 농사작황이 현 시점에서 보면 작년보다 좋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으로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가 없다면 내년에도 북한은 식량 자급자족을 어느 정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식통들은 전망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장마당들에서 서민의 주식인 강냉이의 가격은 8월초까지 kg당 북한 돈 1천원이었는데 지금은 1천2백 원으로 약 200원(한화 70원)가량 올랐으며 이는 주민들이 크게 부담을 느낄 정도는 아니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국지성 폭우 피해를 본 지역도 있지만 전국적인 농사작황은 지난해보다 더 좋다”며 “앞으로 폭우나 태풍의 영향만 없다면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도 식량의 자급자족이 가능할 것”이라고 17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밝혔습니다.
쌀과 강냉이의 값이 조금 오르긴 했지만 가을에 들어서면 전반적인 식량 가격은 하락할 것이라며 올감자와 애호박, 도마도(토마토)와 같이 식량을 대신할 수 있는 농작물들은 벌써 눈에 띠게 가격이 내렸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18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해마다 과수원에서 꽃이 만발할 때쯤이면 ‘꽃얼금’이라고 부르는 늦서리가 치기 마련인데 올해는 그런 늦서리가 전혀 없었다”며 “덕분에 올해 과일농사가 큰소리 칠만큼 잘 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함경북도의 경우, 경성군 이남지역의 과일농사가 너무 잘돼 수확량이 넘치고 있다며 북한의 주요 과일생산지인 북청지구는 운송수단의 부족으로 인해 많은 량의 추리(자두)와 복숭아가 그대로 썩고 있어 중앙의 검열까지 받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
양강도의 소식통은 “고산지대여서 과일이 안 되는 양강도의 장마당들에서도 사과 1kg의 가격이 내화(북한 돈) 5백원 아래로 거래된다”며 “계란 1알이 내화 8백 원인데 비하면 과일 가격은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삼지연군 개발 사업에 동원된 군인들과 돌격대원들에게 공급할 사과와 복숭아가 연일 화물열차로 실려 오고 있는데 장사꾼들은 더 이상 보관할 방법이 없어 과일들을 사들이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말했습니다.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올해는 3대 식량으로 불리는 감자, 강냉이, 벼의 작황도 과일 못지않게 잘 됐다”며 “그래도 아직 가을걷이까지 한 달 정도 더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그 사이 폭우나 태풍이 없기만을 모두가 간절히 빌고 있는 형편”이라고 올해 농사의 마지막 시기를 보내는 북한 주민들의 간절한 심정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