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원식량 빼돌려 외화벌이

WFP로부터 지원받은 쌀을 창고로 옮기고 있는 북한 노동자.
WFP로부터 지원받은 쌀을 창고로 옮기고 있는 북한 노동자. (AFP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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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국제사회가 북한에 식량을 지원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북한 현지 소식통들로부터 제기됐습니다.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지원받은 밀가루와 분유를 빼돌려 외화벌이용 고급 식재료로 전용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주민들을 위해 식량을 지원해야 한다는 일부 민간단체나 국제기구의 주장에 대해 북한내부 소식통들은 “굳이 식량까지 지원할 필요는 없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북한의 배급제도는 완전히 무너졌지만 먹을 게 없어 굶어죽거나 구걸하는 북한주민들은 이젠 보기 드물다고 그들은 전했습니다.

수해복구에 동원되었다는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큰물피해 지역에서 한때 식량 값이 오른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수송로가 복구돼 큰물피해를 입은 지역의 식량 가격이 안정세를 되찾았다”고 1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13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요즘 세월에 배를 곯는 사람이 있다면 뭔가 비정상이라고 봐야 한다”며 “지금은 옛날처럼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식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들은 북한의 인구 2천 5백만 명에게 하루 식량 600그램씩만 공급한다고 해도 한해 알곡 540만 톤이면 충분하다며 현재 북한당국이 규정해 놓은 하루 식량공급량 450그램으로 따진다면 한해 필요한 식량은 400만 톤에도 못 미친다고 계산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에서 배급제는 사라진 지 오래이고 주민들은 스스로 경제활동을 해서 장마당에서 식량을 사 먹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북한은 이미 2014년부터 알곡생산량 540만 톤을 넘어섰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농사가 잘돼 외부세계의 식량지원이 전혀 필요치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에 식량지원을 끈질기게 요청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고 그들은 언급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평양곡산공장과 룡성식료공장에서 주민들이 식량인 강냉이로 식용유와 사탕가루(설탕)를 생산하고 남은 찌꺼기는 만경대구역을 비롯한 간부들에게 돼지고기를 공급하는 목장들에 사료용으로 보내준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최근 북한이 육아원에 수용한 고아들에 공급한다는 구실로 국제사회에 밀가루와 분유를 많이 요구하고 있는데 국제사회가 보내준 밀가루와 분유는 평양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을 상대로 외화벌이를 하는 식당들의 고급식재료로 전용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