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업체, 납기지연으로 북에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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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중국 의류업체들이 발주한 임가공 제품의 납기를 맞추지 못하면서 중국 업체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이 중국 의류업체들로부터 수주한 의류 임가공 물량을 원래 계약한 기간에 납품하지 못하자 중국 업체들이 강한 불만을 제기하면서 항의 소동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최근 이 같은 사실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하면서 “섬유제품을 가공하는 북한의 봉제공장 근로자들이 5월부터 시작된 농촌지원에 모두 동원되는 바람에 2달 가량 일을 못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중국 의류업체로부터 임가공 물량을 수주한 중국주재 무역일꾼들이 중국 업체들의 강력한 항의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북한주민들의 농촌동원은 이달 하순께 끝나겠지만, 요즘은 전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근로자들이 수동 발재봉틀로 의류가공 일을 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북한 봉제공장 형편으로 2달간이나 밀린 일감을 정해진 시간에 만회하기는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국업체가 발주한 봉제품 중 여름용 의류는 지금 제품이 나온다고 해도 매장까지 공급되는 시간을 감안하면 올해 여름 장사는 이미 끝났기 때문에 중국 업체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는 겁니다.

가을철 의류의 임가공 물량을 이미 발주한 중국업체들은 가을제품도 납기를 맞출 수 있을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으며 애초에 북한과 임가공 계약을 한 것에 대해 후회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본국의 훈령에 따라 중국업체의 봉제 일감 수주에 전력을 다했던 무역 주재원들만 중국업체로부터 쏟아지는 항의와 비난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딱한 사정에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과거 북한의 봉제공장과 임가공 계약을 하고 의류사업을 했었다는 한국의 한 사업가는 “그 때도 북측의 납기지연으로 인해 큰 손해를 보고 결국 의류사업을 접고 말았다”면서 “그때나 지금이나 북한의 봉제공장 사정은 바뀐 게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