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전시물자로 지방건설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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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 여명거리 준공에 이어 전시예비물자를 털어 각 도소재지들에 고층아파트들을 지을 데 대한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4월 13일 여명거리 준공식에 이어 각 도소재지들에도 규모가 큰 아파트들을 건설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전시예비물자로 건설을 하라는 것이어서 논란이 많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16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각 도 소재지들에 여명거리와 같은 고층아파트들을 건설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내려와 양강도 소재지인 혜산시도 위연지구와 성후동의 낡은 땅집(단층주택)들을 허물고 그 자리에 새 아파트를 건설한다”고 밝혔습니다.

“건설부지는 중국에서 마주보이는 곳으로 혜산시 5.16 건설사업소와 양강도 내 시, 군 도시건설사업소가 동원됐다”며 “4월 17일부터 기초공사가 시작됐는데 올해 중으로 건설을 완공하라는 것이 중앙의 지시내용”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아파트 건설을 앞당기기 위해 혜산시의 공장기업소들도 자갈과 모래채취에 동원됐다”며 “인민반마다 건설자들의 부식용으로 국거리와 감자, 김치, 된장을 거두는 한편 건설자들이 사용할 장갑도 인민반들에 분담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양강도는 김정은의 고향이라는 삼지연 건설이 한창이어서 다른 지방 주민들에 비해 부담이 배로 늘어났다며 부식물과 장갑 같은 것 말고도 건설에 필요한 대못이나 작업공구에 이르기까지 인민반 과제로 떠넘겼다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18일 함경북도 돌격대에 소속돼 여명거리 건설에 참가했다는 한 소식통은 “여명거리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굴복하지 않음을 과시하기 위해 전쟁예비물자로 보관 중이던 시멘트와 철강재들을 사용해 완공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현대전에서는 전투 중에 파괴된 시설을 복구할 여유가 없다며 때문에 지방마다 전시예비물자로 보관 중이던 건설자재를 모두 털어 도소재지들에 현대적인 아파트들을 건설할 것을 지난 4월 13일 김정은이 직접 지시했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소식통은 “건설용 자재들은 굳이 전쟁이 아니더라도 뜻밖의 자연재해에 대비해 반드시 비축해두어야 하는 것이어서 김정은의 지시에 논란이 많다”며 “김정은이 치적 쌓기를 위해 앞뒤를 가리지 않는데 전시예비물자까지 고갈된 후에는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를 어떻게 버텨낼 것인지 매우 걱정스럽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