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신의주 아파트 가격 폭락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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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이 전액 투자해 건설한 신압록강 대교 개통이 장기간 지연되면서 한때 올랐던 남신의주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때 북한 주민들을 '개혁개방'의 꿈으로 부풀게 했던 신압록강 대교 개통이 장기간 늦어지면서 주변 아파트 시세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북한 주민소식통은 "중국이 대교를 한창 건설할 때 남신의주 방 2칸짜리 아파트는 만 달러까지 올랐지만, 지금은 5천 달러 대로 떨어졌다"고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중국이 대교를 건설하기 전에는 이 지역 아파트 시세는 3천~4천 달러에 불과했지만, 다리 완공시점이던 2013년에 만 달러까지 올랐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중국이 신압록강 다리 건설에 본격 뛰어들자, 북한 군부는 신의주에 주재하고 있는 외화벌이 지사들에게 다리 끝단이 들어서는 남신의주로 사무실을 옮기라는 지시도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장성택 숙청 이후에 다리개통 소식이 사라지자, 투자했던 외화벌이 회사들이 크게 후회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그는 "몇몇 군부대 회사는 40만~50만 달러를 들여서 남신의주 역 근처에 창고와 사무실도 지었지만, 다리가 열리지 않자, 돈만 버렸다고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금이 넉넉지 못한 외화벌이 회사 입장에서는 투자금을 빨리 회수해야 하지만, 다리 개통이 장기간 지연되자 목돈만 날렸다고 후회한다는 겁니다.

또 다른 북한 무역관계자도 "신의주에 있는 무역회사들은 신압록강 대교 개통에 별로 관심도 없다"면서 "양국 관계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다리가 언제 개통되는지 묻는 사람도 거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지금 쓰는 '북중친선다리'는 낡긴 했어도 현존 교역 물량을 담당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면서 "왜 큰 다리가 필요하겠는가"며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당초 중국 측은 강폭이 좁은 평안북도 용천군 신암리로 다리를 내자고 북한에 제의했지만, 북한은 체제 안전을 이유로 보위부 10호 초소를 경유하는 남신의주로 하자고 고집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