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중국에서 대량으로 들여간 대두박(콩찌꺼기)으로 '인조고기'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해 겨울 초입부터 현재까지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대량으로 수입해 들여가고 있는 대두박(大豆粕)은 북한의 국영공장들에서 인조고기를 생산하기 위한 원료로 사용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중국 변경도시의 한 무역상은 “현재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단일품목 중 가장 많은 것은 ‘대두박’일 것”이라며 “이는 북한 당국이 국가차원에서 인조고기를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 들여가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중국에서 들여가고 있는 대두박은 전량이 조선의 국영식품공장에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에서 인조고기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개인이 부업으로 집에서 만들어 시장에 내다 팔았지만 이제는 국가가 팔을 걷어 붙이고 인조고기 제조와 판매에 뛰어 들었다는 얘기가 됩니다.
소식통은 또 “대두박은 비록 콩(대두)에서 기름을 짜내고 남은 무거리(찌꺼기)지만 인조고기를 비롯한 두부나 된장 등 다양한 식품으로 가공할 수 있어 활용가치가 높다”면서 “하지만 중국에서는 대두박은 주로 가축의 사료로 이용되고 가격도 아주 눅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 이 모씨는 ”인조고기는 북한 대부분의 가정에서 매 끼마다 식탁에 오르지 않는 경우가 없을 만큼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며 요리방법에 따라 다양한 먹거리로 활용할 수 있는 식품”이라며 “북한 장마당에서 인조고기 가격은 쌀값과 맞먹을 정도로 비교적 고급식품으로 취급된다”고 말했습니다.
“국가 차원에서 대두박을 중국에서 눅은 가격에 들여다 인조고기를 만들어 판다는 것은 통치자금 마련을 위해 국가가 주민을 상대로 장사를 시작한 것”이라고 이 씨는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씨는 “국가공장에서 원료를 눅은 가격에 들여다 인조고기를 대량으로 생산해 시장에 풀면 소규모로 부업을 하던 개인 인조고기 장사꾼들의 생계에 타격을 입히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중국에서 연중무휴로 생산되는 대두박은 대두에 비해 값이 훨씬 싸다는 잇점이 있지만 기온이 올라가는 봄철부터 가을까지는 며칠만 지나면 바로 부패하기 때문에 가축사료 이외에 사람이 먹는 식자재로 활용하는데는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북한은 겨울철에만 대두박을 집중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