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평양시 일대에 대규모 토목공사를 벌여 놓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공급을 제대로 해주지 않아 돌격대원들이 공사장을 이탈해 돈을 벌러 개인집을 찾아다닌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평양에 대규모 토목공사를 벌려놓고 수만 명의 군인들과 지방에서 올라온 돌격대원들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로 집권 4년차를 맞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당창건 70주년 행사를 '김정은 시대'를 본격적으로 여는 계기로 만들기 위해 대동강 주변에 과학기술전당과 미래과학자거리 등을 짓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사에 동원된 노동 인력들은 노임은 고사하고 배고픔도 해결하지 못해 불만이 고조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수도 공사장에 동원됐었다는 함경북도의 20대 청년은 "공사장에 동원된 돌격대들은 한 푼도 받지 못하고 12시간 이상 강도 높은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면서 "그래서 돈을 주는 개인들을 찾아 공사장을 이탈하고 있다"고 1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청년은 "어떤 개인 집에서는 석탄 찍기와 집안 내부 장식일(인테리어)을 해주면 중국 돈 100위안(15달러)을 준다"면서 "돌격대원들은 '일한 것만큼 대가를 주는 곳에서 일하고 싶다'고 공공연히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북한 당국이 외국에 파견된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아 '노동착취'라는 비난을 받아왔지만, 북한 내부에서도 근로자들이 임금지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노동자들의 이 같은 요구는 최근 개인 돈주들이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는 관행이 정착되면서 점차 표면화되고 있습니다.
남포시에서 국경지방으로 나온 또 다른 소식통도 "현재 지방에는 돈주들이 돈을 투자해 아파트를 짓고, 농사를 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하루 일당 노임을 중국 인민폐를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북한 부유층들 속에서 주택 리모델링, 즉 내부 장식을 세련되게 하는 공사를 벌이고 있어 노동력 수요도 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그는 "과거 인력들에게 일을 시키고 식사만 제공했지만, 지금은 군인들도 일을 하고는 꼭 돈을 요구한다"면서 "조선(북한)에도 노동의 대가를 돈으로 계산하는 시대가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개인 집에서 일 해주고 중국 돈이나 달러로 받을 때의 기분이 남달랐다고 복수의 북한 근로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에서 노동자들이 노동의 대가를 요구할 경우, 무보수로 노동력을 혹사시키던 북한당국에게는 새로운 난제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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