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에서 한때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단으로 악용되던 오토바이가 최근엔 도리어 범죄자들의 표적으로 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오토바이를 노린 범죄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북한사법당국이 골치를 앓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토바이 운전자를 공격하는 범죄가 크게 늘면서 대책 없는 사법당국을 질타하는 북한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범죄자를 단속하는 보안원들까지 습격을 당해 목숨을 잃는 사건이 최근 자강도에서 발생했다고 복수의 현지소식통들이 언급했습니다.
26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4월 한달동안 범죄자들의 손에 사망한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만포시에서만 7명이나 된다”며 “4월 22일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출동했던 보안원 두 명이 목숨을 잃는 사건도 있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사망한 두 명의 보안원들은 오토바이를 노린 범죄자들을 잡기 위해 사복(민간)차림으로 오토바이에 타고 만포시와 연포리 사이 도로를 순찰중이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범죄자들은 살해한 보안원들의 물품은 훔쳐가지 않았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오토바이를 빼앗기 위해 살해한 사람들이 보안원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린 범인들이 당황한 나머지 권총과 소지품들은 물론 오토바이도 그대로 두고 도망쳤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보안원들까지 살해되면서 자강도 사법기관들엔 비상이 걸렸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자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최근 자강도 만포시와 강계시, 전천군 일대에서 오토바이를 노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빠른 속도로 달리는 오토바이를 갑자기 덮치면 운전자는 크게 다쳐 대부분 사망에 이르게 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이야기했습니다.
오토바이로 장거리를 달리는 주민들은 대개 장사목적으로 다니기 때문에 많은 돈을 지니고 있거나 돈이 될 만한 물건을 갖고 다닌다며 범죄자들의 표적은 그들이 지니고 있는 돈이나 귀중품, 그리고 오토바이 모두라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범죄자들은 빼앗은 오토바이를 분해해 장사꾼들에게 팔아넘기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이 과정에 목숨을 잃거나 중상을 입은 운전자들을 그대로 숲속에 유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은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특히 소식통들은 “올해 휘발유 가격이 지난해의 반값으로 내렸으나 ‘써비차(대여차)’나 버스 값은 한 푼도 안 내렸다”며 “이런 현상이 돈이 덜 드는 오토바이에 관심을 가지도록 주민들을 부추기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북한은 “휘발유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장거리 운송수단으로 오토바이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이라며 “하지만 보급률이 미처 따라주지 못해 오토바이를 노린 범죄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데 사법기관들은 속수무책”이라고 소식통들은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