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이 북한의 고위급이나 외교일꾼들이 착용하는 초상휘장을 달고 나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소식통들은 이들이 달고 나온 고위급용 초상휘장, 이른바 '꼭지'를 북한의 암시장에서 구할 수 있으며 그 값도 크게 하락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주민이면 의무적으로 달아야 하는 김일성, 김정일 초상휘장, 김정일 시대까지만 해도 외국에 나오는 북한 사람들은 계급과 지위에 따라 초상휘장의 모양이 모두 달랐습니다.
하지만 이번 ‘인천아시아경기대회(아시안게임)’에 참가할 북한 선수단은 고위간부들이나 외교일꾼들과 꼭 같은 초상휘장을 달았습니다. 북한이 과거와 달리 계급과 지위에 상관없이 외국에 나오는 사람들에게 꼭 같은 모양의 초상휘장을 달도록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내부소식통들은 암시장에서 팔리는 김일성, 김정일 초상휘장, 이른바 ‘꼭지’ 값이 크게 하락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17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012년 5월, 새로운 ‘꼭지’가 나왔을 때까지만 해도 장마당에서 최고 중국인민폐 110원(위안)을 불렀다”며 “그러나 지금은 장마당에서 ‘꼭지’ 값이 중국인민폐 40원까지 값이 내려갔다”고 밝혔습니다.
‘꼭지’는 북한에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휘장을 가리키는 은어로 여성들의 유두에서 유래됐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초상휘장은 항상 가슴에 달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주민들이 이런 별칭을 붙였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자강도의 한 소식통도 “‘꼭지’는 조직과 계층, 간부등급에 따라 수십 가지의 형태가 있다”며 “그중 간부들에게만 특별히 수여되는 ‘꼭지’는 부와 권력의 상징이기 때문에 값이 비싸더라도 인기가 상당히 높다”고 전했습니다.
이러한 ‘꼭지’가 장마당에서 암거래 될 수 있는 것은 북한 당국이 지방 당 선전선동부를 통해 ‘꼭지’를 내려 보낼 때 파손이나 오손을 감안해 여유분을 추가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에 자강도 만포시 당위원회 선전선동부 간부들이 중앙에서 내려 보낸 ‘꼭지’를 ‘초급당비서’들에게만 수여하고 ‘부문당비서’들에게 수여할 몫은 몰래 장마당에 빼돌렸다고 그는 폭로했습니다.
소식통은 “흔히 중앙에서 ‘초급당’이라고하면 ‘부문당’도 포함시킨 의미”라며 “그러나 선전선동부 간부들이 초급당과 부문당을 분리시키는 방법으로 중앙의 지시를 교묘히 왜곡해 ‘꼭지’를 빼돌렸다”고 강조하면서 북한 장마당에서 ‘꼭지’가 유통되는 경로를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