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들쭉을 원료로 한 '백두산 특산물'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980년대 초부터 지속되어온 '백두산 특산물'이 생산중단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양강도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들쭉을 주원료로 한 ‘백두산 특산물’ 생산을 잠정적으로 중단했다고 복수의 양강도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삼지연군에 있는 ‘백두산 특산물공장’이 가동을 완전히 멈추었다”며 “‘혜산둘쭉가공주공장’ 역시 중국기업의 주문을 받아 일반 소주만 생산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들쭉은 2M 정도 자라는 떨기나무로 진한 포도색의 열매가 달리는 나무입니다. 북한은 1983년, 백두산 일대에 흔한 들쭉나무를 ‘백두산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삼지연군 무봉노동자구에 들쭉 밭을 대대적으로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서 나는 들쭉은 양강도 삼지연군에 있는 ‘백두산 특산물공장’에서 ‘들쭉단묵’과 ‘들쭉시럽’, ‘들쭉쨈’과 같은 가공식품으로 만들어져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양강도 혜산시에 위치한 ‘들쭉가공주공장’ 역시 들쭉을 주원료로 ‘백두산 들쭉술’과 ‘발효주(샴페인)’를 생산해 왔으며 이곳에서 생산된 ‘백두산 들쭉술’은 해외에도 많이 팔려 나갔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그러나 2010년부터 중국이 백두산들쭉을 대대적으로 수입하기 시작하면서 가공공장에 댈 원료마저 고갈됐고 올해 들어 아예 공장이 멎는 사태까지 빚어졌다고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양강도의 소식통은 “2010년 초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들쭉 1kg당 인민폐 12원씩 주고 사들였다”며 “그러나 지난해(2012년)에는 들쭉 1kg 당 인민폐 36원까지 값을 올려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백두산 들쭉이 중국에 수출되면서 양강도와 함경북도의 수많은 공장기업소들, 지어 대학과 고등중학교 학생들에게도 외화벌이용으로 들쭉을 따서 바칠 데 대한 과제를 내렸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북한당국은 외화벌이에만 집중한 나머지 들쭉 수출을 방조해 결국에는 ‘백두산 특산물’을 생산하는 공장들마저 원료부족으로 생산을 중단하게 만들었다고 소식통은 얘기했습니다.
“더욱 한심한 것은 무차별적인 들쭉수출로 백두산 들쭉밭들이 참혹하게 파괴된 것”이라며 “이제라도 들쭉 밭을 살리고 국제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백두산 특산물’을 생산하려면 무차별적인 들쭉 수출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