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에서 생산된 메주콩이 대량으로 중국에 밀반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메주콩 밀수출이 기승을 부리면서 가뜩이나 심각한 북한의 식량난을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주민들이 우려하고 있다는 게 현지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벌써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북-중 국경에서의 메주콩(대두) 밀수가 가뜩이나 어려운 북한의 식량난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더욱이 올해에는 가을걷이가 채 끝나기도 전에 메주콩 밀수가 시작되어 식량사정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여러 현지 소식통들이 주장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소식통은 “혜산시와 같은 시내(도시)는 밀수단속으로 국경이 꽉 막혔지만 김정숙군이나 김형직군과 같은 농촌들은 아직도 밀수가 활개치고 있다”며 “최근엔 혜산시의 한다하는 밀수꾼들이 농촌지역으로 밀수의 무대를 옮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양강도 후창군에서 사는 주민 신모 씨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중국 사람들이 가정 선호하는 밀수 품목은 구리와 고철, 금”이라며 “하지만 구리나 고철은 내륙에서 국경까지 옮기기가 어렵고 금은 중국내에서 값이 맞지 않는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경 지역에서 흔히 구할 수 있고 내륙에서도 아무런 제한 없이 국경까지 옮길 수 있는 밀수출 품목으로는 메주콩이 유일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전부터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메주콩 농사를 장려했고 지어 군부대들까지 의무적으로 콩을 심어 영양섭취문제와 부식물 문제를 해결하도록 ‘콩농사 혁명’을 추진했다는 것입니다.
메주콩 농사는 수확량이 높은데다 비료나 농약이 전혀 들지 않고, 두부나 비지죽, 콩우유를 만들어 식량을 대용할 수 있어 북한주민들 스스로도 많이 재배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또 이렇게 메주콩을 많이 심다나니 북한에서 메주콩 값은 강냉이 가격과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메주콩 가격이 일반 쌀값보다 비싼 중국의 콩 값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소식통들은 “이렇게 우리(북한)쪽의 메주콩 가격이 훨씬 눅기 때문에 중국 밀수꾼들이 우리의 메주콩을 대대적으로 거두어들이고 있다”며 “대신 우리 쪽 밀수꾼들은 메주콩을 보내고 오토바이, DVD, mp3나 중고 텔레비전(TV)를 들여온다”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한해 농사에서 메주콩이 차지하는 몫이 상당하다”며 “지금처럼 메주콩이 대량으로 중국으로 나가면 식량사정이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