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장마당서도 쇠고기 구매 가능

0:00 / 0:00

앵커 : 지금까지 북한 당국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소의 도축을 엄격하게 금지해왔기 때문에 북한의 일반 주민들은 쇠고기를 접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북한의 장마당에서 쇠고기가 자유롭게 거래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특권층과 고위 간부가 아니면 일년 내내 쇠고기를 먹어 보기가 어렵다는 북한. 그런데 최근 북한의 대도시 장마당에서는 쇠고기를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단둥에 나와있는 신의주 거주 화교 조모 씨는 “이제는 조선에서도 돈만 있으면 장마당에서 쇠고기를 마음대로 살 수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6개월 동안 중국에서 돈벌이를 하다 비자갱신을 위해 북한에 다녀온 조 씨는 “전에는 장마당에서 쇠고기를 구경도 못했는데 이번에 들어가서 보니까 장마당에서 쇠고기를 판매하고 있어 놀랐다”면서 장마당에 쇠고기 판매 매대가 등장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소식통은 “지인으로부터 평양이나 평성 등지의 장마당에서도 쇠고기를 살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장마당에서 팔고 있는 쇠고기는 중국에서 수입해 간 것”이라면서 “조선당국이 소의 도축과 쇠고기 판매를 허용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장마당에서 판매되는 쇠고기는 거의 중국으로부터 들여온 것일 뿐 북한당국의 소 도축 금지 정책이 후퇴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신의주와 마주하고 있는 중국 단둥의 쇠고기 소비자 가격이 1kg당 65위안인데 반해 신의주 장마당의 쇠고기 가격은 1kg당 60위안 정도로 중국보다도 눅다는 겁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북한 사정에 밝은 중국의 대북 소식통들은 “산지에서부터 소비자에게 판매되기까지의 단계별 유통마진이 중국보다 북한이 훨씬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남한에 정착한 평양 출신 탈북자 이 모 씨는 “북한 장마당에서 쇠고기를 살 수 있게 된 것은 북한의 시장경제가 조금 더 활성화 되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면서도 “대다수 서민에게 쇠고기는 여전히 그림의 떡이 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