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에서의 이혼수속은 까다롭고 복잡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상 이혼상태이면서도 법률적으로 정리가 안된 탓에 북한의 이혼율은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북한에서도 뇌물만 고이면 쉽게 이혼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이혼수속이 워낙 어렵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낮은 이혼율을 기록하고 있는 북한이 최근 뇌물의 위력으로 낮은 이혼율 기록이 무너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뇌물 공화국답게 이혼을 원하는 사람들이 사법 일꾼들에게 뇌물만 고이면 그리 어렵지 않게 이혼허락 판결을 받을 수 있다는 전언입니다.
최근 이 같은 소식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한 평안남도 주민소식통은 “딸 시집 보내고 나서 장마당에 가서 두부 한 모 사가지고 (집에) 왔더니 그 사이에 시집간 딸이 보따리 싸가지고 왔다는 말이 나돌 만큼 날이 갈수록 이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렇게 이혼이 급증하는 이유는 과거와는 달리 (북한)여성들이 남편에 대한 자기주장이 강해졌으며 무엇보다도 이혼 수속이 예전보다 쉬워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혼허가를 판결하는 판사에게 뇌물 100달러 정도만 고이면 이혼허락 판결이 어렵지 않게 나온다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또 “부부 쌍방이 이혼에 합의를 한 상태인 경우는 이보다 적은 30~40 달러 정도의 뇌물만으로도 이혼허락 판결이 가능하다” 면서 부부 중 한쪽이 이혼을 원하지 않을 경우 재판소 판사는 뇌물 액수가 많은 쪽 편을 들어 이혼 가부를 판결하는 게 보통”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혼 재판은 보통 이혼청구 당사자가 살고 있는 지구(역)재판소에서 열리며 이혼 청구 재판은 변호사를 통해서 신청을 하고 재판은 단심으로 끝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 주민 소식통은 “이혼허락 판결이 날 경우 자녀는 여성들이 부양하는 게 일반적이며 남편은 어린 자녀가 소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자녀양육비로 매달 봉급의 10%를 부담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 양육비는 북한 돈으로 몇 백 원에 불과한 돈이기 때문에 있으나마나 한 액수라는 겁니다,
최근 들어 북한주민들 사이에서 돈 좀 있는 사람들을 ‘간부, 어부, 과부’라고 부를 만큼 이혼하고 혼자 자녀와 함께 사는 여성들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서 이혼재판을 청구하는 경우는 여성들이 먼저 요구하는 경우가 남성들에 비해 월등하게 많다는 것이 주민 소식통들의 증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