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고위 장교도 장사 뛰어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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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외화 난에 쪼들리고 있는 북한군 고위군관 가족들이 식당업과 소매장사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무리 고위군관이라 해도 외화를 만져볼 기회가 없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경제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북한의 실용주의 노선을 타고 평양시 주둔 고위군관 가족들이 장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북한 소식통은 "내가 잘 아는 현역 대좌(대령)급 군관 가족이 몇 달 전에 평양 중구역 모처에 자그마한 식당을 하나 열었다"면서 "군관 아내는 주방장을 한 명 고용하고 자기는 접대를 하면서 장사를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고위군관 부인이 부대에서 쌀과 기름은 좀 받지만, 달러를 만져볼 수 없어 장사를 시작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그는 "현재 이 가족은 평양시 급양관리소에 매달 100달러 정도 들여 놓기로 하고, 건물을 빌려 장사를 한다"며 "이렇게 장사하는 사람들이 이 군관을 제외하고도 여럿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역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자랑하는 고위 군관들이지만, 진급과 자녀교양을 위해서는 달러가 필요하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그는 "북한군은 대좌(대령)에서 장령(장성)으로 출세하자고 해도 돈이 필요하고, 60세 까지 제대되지 않기 위해서도 돈이 필요하고, 제대 후에는 일체 공급이 없기 때문에 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정은 체제 들어 새로운 경제관리체계가 도입되면서 평양시 급양봉사기관에서는 과거 국가자금으로 운영하다가 자금난으로 문을 닫았던 식당들을 개인들에게 빌려주고 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웬만큼 규모가 있는 식당을 열자면 미화 3만 달러 정도 밑천이 있어야 한다"며, "식당 내부 공사와 필요한 집기와 시설을 구입하고, 최소 몇 달 동안 버티려면 이 정도 있어야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별장과 시설물에 대한 경비를 맡은 호위사령부 가족들도 장사에 뛰어드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 소식통은 익명을 전제로 "김정은 경호를 밀착 수행하는 친위대 가족들도 현화(외화)가 없어 쌀이나 기름, 휘발유 같은 것을 몰래 빼돌려 현금화 시키고 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는 "친위대 출신 간부들도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고, 좋은 교육을 시키자면 어차피 달러가 필요한데, 군대라고 해서 어디서 달러가 생기겠냐"며 장사가 필수임을 시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