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경제난 타결을 위해 각 공장 기업소를 대상으로 야심차게 시작한 '독자경영체제'가 큰 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에서 처음 독자경영체제를 시범 도입한 회령시 중봉탄광이 생산중단이라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회령시 중봉탄광은 2012년에 폐쇄된 정치범 수용소, ‘22호 관리소’에 소속됐던 탄광입니다. 북한당국은 ‘22호 관리소’를 없애면서 이곳 탄광에서 일하던 정치범들을 모두 함경북도 화성군에 위치한 ‘16호 관리소’로 옮겼습니다.
대신 2013년 6월경 석탄이 고갈된 회령시 궁심탄광, 세천탄광의 노동자 4천여명을 중봉탄광으로 이주시켰습니다. 당초 정치범들이 석탄을 캐내던 중봉탄광은 노동자를 위한 안전시설이 전혀 없었다고 소식통들은 이야기했습니다.
17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중봉탄광에서 석탄을 갱 밖으로 끌어내기 위한 전동차와 선로를 새로 깔고, 동발목을 교체하는 데만 지난 해 여름부터 꼬박 1년이 걸렸다”며 “올해 7월부터 겨우 석탄생산을 할 수 있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그러나 정상적인 석탄 생산을 할 수 있었던 기간은 석 달간에 불과했다며 올해 9월부터 ‘새경제관리체계’에 따른 ‘독자경영체제’를 시범도입하면서 중봉 탄광은 석탄생산을 완전히 중단하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와 관련 19일,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독자경영체제’를 시범도입한 후 중봉탄광의 생산 공정이 완전히 뒤죽박죽이 됐다”며 “탄광노동자들은 고의적으로 작업을 태만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봉탄광은 ‘독자경영체계’를 도입한 9월 첫 달에 1만 2톤의 석탄을 캐내 월 평균 생산량인 7천 톤을 훨씬 초과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월급이 지나치게 차별적이어서 심한 갈등이 조성됐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9월달 노동자들의 월급은 굴진공들의 경우 34만원, 전차공들은 10만원이었고 공무직장의 노동자들은 겨우 3만원의 월급이 차례졌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이에 월급이 적은 노동자들이 크게 반발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월급으로 인한 갈등은 노동자들의 고의적인 작업태만과 결근으로 이어졌고 가뜩이나 변변치 못한 광산설비들이 제때에 수리되지 못해 광산 전반이 가동을 멈추는 사태까지 불러왔다는 게 소식통의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공무직장 노동자들의 월급을 높이면 굴진공들이 모두 공무직장으로 가겠다고 반발할 것이고, 굴진공들의 월급만 계속 높게 주면 지금처럼 노동자들 간의 갈등으로 광산이 멈출 수밖에 없다”고 말해 독자경영체제에 따른 중봉탄광의 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