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경제 자유화 정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평가됐습니다. 북한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집권 뒤 제한적인 경제개혁 실험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가장 억압적인 경제체제라는 지적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경제가 올 해에도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폐쇄되고 억압적인 상태에 놓인 걸로 조사됐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헤리티지재단과 월스트리트저널이 14일 발표한 ‘2014경제자유지수’ 평가에서 100점 만점인 경제자유점수 1점을 받아 ‘꼴찌(178개 조상 대상 중 178위)’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해 1.5점을 받았던 북한은 올 해에는 부패 부문에서 0.5점이 또 깎여 가뜩이나 낮은 점수가 더 낮아지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헤리티지재단은 보고서에서 지난 20년간 매년 발표된 ‘경제자유지수’에서 북한이 항상 개혁없이 폐쇄된 상태로 가장 경제자유도가 낮은 독재국가로 분류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비록 최근들어 몇몇 시장개혁 실험이 도입됐지만 여전히 북한의 모든 경제활동이 공산당의 엄격한 통제 아래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외자유치를 통해 제한적인 경제 개방을 시도할 수도 있지만 군부와 지도부 교체 등 내부 상황 탓에 단시일 내에 큰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겁니다.
또 국가가 계획과 통제를 통해 경제를 엄격히 규제하고 주민들은 외부와 완전히 고립돼 생활하는 등 북한이 시장 개방과는 거리가 먼 상태로 평가됐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서구식 교육을 받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온건한 외교 정책과 함께 정치, 경제 개혁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갔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이 통치 스타일, 즉 방식에서 약간의 변화를 보였을 지는 몰라도 여전히 시장에 기반을 둔 경제 개혁에 반대하고 있고 도발을 일삼고 있다는 겁니다.
여기다 부패가 모든 경제 단계마다 만연해있고 개인 소유권이 보장되지 않아 국가의 재산권이 동산에까지 미치는 등 모든 소유권이 국가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헤리티지재단이 보고서 공개를 위해 마련한 토론회에서도 북한의 개인 소유권 불인정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헤리티지재단 토론회 (녹취) : 공정한 경제 체제, 특히 법의 지배가 중요한 데요, 개인 소유권 보장이 그 대표적입니다. 물론 북한의 경우 아예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편 지난해 북한과 비슷한 수준이었던 버마는 올 해 조사에서 7점 이상 점수가 올라 1년 만에 전세계에서 가장 경제자유도가 향상된 나라로 꼽혀 대비를 이뤘습니다.
경제자유지수는 법치, 정부 개입, 규제 효율성, 시장 개방 등 4개 범주에서 10개 항목을 평가해 매년 발표하며 홍콩과 싱가포르가 20년째 1,2위를 각각 차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