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오는 16일 중국 단둥에서 개막되는 북-중 무역 박람회를 앞두고 중국주재 북한 무역일꾼들이 심한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북-중 양국간 큰 행사 중 하나인 북-중 박람회의 개막일이 다가오면서 중국에 주재하고 있는 북한 외화벌이 일꾼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박람회행사기간 중국을 찾게 될 본국 간부급 인사들을 맞아 손님 치를 걱정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북한 무역일꾼들과 가까운 단둥의 한 조선족 사업가는 “요즘 조선 무역대표들을 만나보면 하나같이 본국에서 올 손님들 대접할 걱정에 엄청난 압박감(스트레스)을 겪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속회사에서 나오는 간부들에게 식사 정도 대접하는 것은 별일 아니지만 박람회기간에는 그들이 묵을 숙소(호텔)는 물론 식사와 향응에다 귀국할 때 선물까지 챙겨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행사 때문에 본국에서 나오는 손님들을 위해 필요한 경비가 몇 천 위안으로는 어림도 없고 적게 잡아도 2~3만 위안은 들 것이라는 얘깁니다.
앞서의 조선족 소식통은 “북한 무역대표들은 지난 10일 당 창건 기념행사를 위해 상당액의 충성자금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런데 곧이어 또 큰 돈이 들어가는 북-중 박람회가 다가와 주재원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막상 박람회 행사가 끝나고 나서도 무역 주재원들은 그 후속 마무리에 크게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단둥의 또 다른 기업인 소식통은 “박람회 기간 동안 부스(Booth)에 전시하거나 팔리지 않고 남은 상품들은 중국주재 무역 일꾼들이 어떻게든 팔아서 본국에 송금해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전시물품 중 값이 너무 비싸거나 인기가 없었던 물건을 떠맡게 된 무역일꾼들의 고충은 이만저만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그는 “작년 박람회 때는 떠맡은 물건을 끝내 팔지 못한 일부 무역일꾼들이 본국의 독촉을 견디다 못해 물품대금을 자기 돈으로 지불한 경우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단둥에서 열리는 “제3회 북-중 무역문화관광박람회”는 중국 단둥시와 북한의 평안북도가 공동주최하는 행사지만 주최비용은 전액 중국 측이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