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일부 관료들과 전문 경영인을 대상으로 평양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경제, 경영과 관련한 연수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 (CSR), 부패 방지법 등 더욱 다양한 주제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싱가포르의 비정부 기구, 조선 익스체인지가 북한에서 젊은 정부 관료, 그리고 경영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 경제와 경영과 관련한 연수의 주제가 갈수록 광범위해지고 있습니다.
즉, 기업의 사회적 책임부터 국제 부패 방지법, 그리고 여성 경영인의 역할, 통화 팽창과 위기까지 아우르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8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 직접 연수를 이끈 마이케 씨는 조선 익스체인지의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북한 참가자들과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활발한 국제 경영 수업을 가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참가자들이 서양식 경영과 경제 개념에 발빠른 적응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마이케 씨는 연수 당시 “북한 참가자들이 서양식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흥미로워 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어 원래 준비해 간 연수 내용을 즉흥적으로 북한 참가자들에게 맞춰 수정해야 했다면서, 그 결과 연수에서는 주로 경영인이 직원들에 대해 가져야 할 기본 태도와 매너, 안전한 근무 환경, 그리고 노동법 등이 소개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더해, 조선 익스체인지는 올해 대북 사업을 ‘우먼 인 비즈니스’라는 여성 경영인을 위한 육성 프로그램에 중점을 두면서, 연수의 초점을 북한 여성 경영인과 사회적 지위 등으로 넓힌 바 있습니다. 조선 익스체인지의 제프리 시 회장은 연수에 참가한 여성 참가자들이 경영인으로서의 경쟁력을 충분히 갖췄음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올해 초 역설한 바 있습니다.
시 회장 : 북한 여성 참가자들은 경영인으로서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와 포부, 그리고 잠재력을 보였습니다.
조선 익스체인지는 최근 임신한 북한 여성이 외국에서 열리는 국제 경영 연수에 참가했다며, 북한 내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이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여성 문제 외에도 통화 팽창, 통화 위기 등 다양한 자본주의 경영와 경제 개념이 평양 연수에서 다뤄지고 있습니다.
영국의 유명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6월 직접 북한에 가 북한사람들을 대상으로 연수를 제공하고 온 경제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 사람들이 자본주의 개념을 배우는 데 개방돼 있음을 설명했습니다.
이 잡지는 북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했던 질문들은 국가가 모든 산업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국영 산업의 문제점, 그리고 통화 위기, 통화 팽창으로 인한 물가 상승 등과 관련된 것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잡지는 심지어, 북한 참가자들이 ‘통화’와 ‘팽창’에 집착하는 것은 북한의 경제 체제의 가장 큰 문제점이 바로 이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