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일부 관료들과 경영 전문인들은 이미 자본주의식 경영과 경제의 원리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경제적 성장과 과잉 성장 간 균형점은 어디인가요?” “인플레이션은 어느 정도가 적정선 인가요?”
싱가포르의 비정부 기구, 조선 익스체인지가 세계 경제와 경영을 연수하는 과정 중 나온 북한의 젊은 정부 관료, 그리고 경영인들의 질문입니다.
영국의 유명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일 지난 3월 직접 북한에 가 북한사람들을 대상으로 연수를 제공하고 온 경제 전문가의 기고문을 실었습니다.
이 기고문에서 저자는 북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했던 질문들은 주로, (자본주의 시장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경제적 현상이나 경험에 대한 사례였다고 회고했습니다.
특히, 그는 연수의 일환으로 ‘파라다이스’ 즉 ‘천국’이라는 이름의 가상 국가를 정해 북한의 연수 참가자들이 일종의 게임을 하게 만들었다고 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여기서 ‘파라다이스’라는 가상 국가는 ‘국가가 모든 산업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국영 산업’, ‘통화 위기’ (currency crisis), 통화 팽창으로 인한 물가 상승 (rampant inflation) 등으로 특징지어졌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이 국가가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소그룹 모임에서 북한 참여자들은 국영 회사의 사유화(privatization of the state –owned companies), 효율성 제고를 위한 경쟁 촉진 등의 방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점으로는, 한 연수 참여자 그룹이 ‘파라다이스’ 국가의 경제 위기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다국적) 국제 기구가 이 ‘파라다이스 국가’ 가 ‘긴축 재정 정책’ (austerity drive)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이제껏 국제통화기금 (IMF)과 같은 국제기구들의 경제 정책적인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것과 대조가 되는 대목입니다.
한편, 이 연수 제공자는 북한 사람들이 (자본주의식) 경제나 경영에 대해 이론적인 지식은 이미 충분했다면서 북한 참가자들의 질문에 “여러분들이 지금 제게 하는 질문들은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스스로 답할 수 있는 질문입니다”라고 답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연수에 참가한 북한 사람들이 ‘통화’(currencies)와 ‘팽창’ (inflation)에 집착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북한의 경제 체제가 겪는 문제점이 바로 통화, 환율 등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