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서해 NLL지역 손전화 불통

평양에서 손전화를 쓰고 있는 여성.
평양에서 손전화를 쓰고 있는 여성. (Photo courtesy of Flickr/Roman Har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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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남한으로부터의 통신감청을 우려해 서해 NLL, 즉 서해북방한계선과 마주한 황해남도 일대에 이동통신 서비스를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황해남도 장연군과 용연군을 다녀왔다는 한 북한 주민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장연군에 갔을 때 이 지역에서 손전화 쓰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면서 “손전화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평양에서 쓰던 손전화를 가지고 이 지역에 가서 쓰려고 했는데 이동통신 기지국과 연결되는 신호가 전혀 잡히지 않았다”면서 “이 지역 사람들은 손전화 사용을 거의 잊은 듯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이 백령도와 마주한 황해남도 용연군과 강령군 일대에 이동전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 주민은 “이 지역 사람들로부터 ‘여기는 남조선 섬인 백령도와 연평도와 가깝기 때문에 감청당할 까봐 통신기지국을 세우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특히 북한군의 통신감청을 막기 위해 아예 손전화를 쓰지 못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지구의 북한 보안당국은 주민들에게 백령도를 가리켜 ‘남조선의 간첩소굴’이라고 교육하고 있으며, “남조선이 백령도에 간첩장비를 들여다 공화국의 국가비밀을 탐지하고 있다”고 주입시키고 있다는 겁니다.

서해 NLL지역은 2010년에 북한의 천안함 폭침 도발과 연평도 포격 도발이 있었던 곳으로, 남북간 군사적 충돌이 빈번히 발생했습니다.

특히 황해남도 해주시에는 인민군 4군단 지휘부가 있고, 서해 NLL지역에는 정찰총국과 서해함대 등 방대한 무력이 집결되어 있어 이들의 동향이 휴대전화를 통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북한이 통신 서비스를 아예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지난 2008년부터 이집트의 오라스콤이 북한에 손전화 사업을 시작하면서 가입자는 3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군사분계선 일대와 서해 NLL일대는 제외되었다는 겁니다.

한편, 황해북도 신평광산에서 일했던 중국인 사업가는 “그곳에도 휴대폰이 잘 터지지 않아 산꼭대기까지 30분 동안 걸어 올라가서야 겨우 신호를 잡을 수 있었다”며 “북한에 통신 기지국이 드문드문 세워져 통화하기가 힘들었다”고 27일 말했습니다.

오라스콤 텔레콤의 투자결과, 북한 곳곳에는 이동통신 기지국이 들어섰지만, 황해도와 강원도 산간 지역에는 통신기반 시설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점도 불통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