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에 현금카드 발급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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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주민편리(편의)를 구실로 공장기업소 종업원들에게 현금카드를 의무적으로 발급받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소식통들은 현금카드가 화폐를 대체하는 수단이 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평양시를 시작으로 각 도 소재지에 있는 기관기업소 직원들에게 현금카드를 만들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현금카드를 만드는 비용으로 북한 돈 2천 원씩 거두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14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난데없이 현금카드를 만든다며 종업원들로부터 우리(북한) 돈 2천원씩 거두고 있다”며 “앞으로 생활비(월급)를 비롯해 집에서 보관하고 있던 돈을 모두 카드에 넣고 마음나는 대로 뽑아 쓰라고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조선중앙은행이 발급하는 현금카드는 지금껏 돈 있는 사람들의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었다”며 “일반 주민들도 현금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자칫 국가에 돈을 떼일 수 있다는 걱정으로 하여 현금카드 발급을 꺼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중앙에서 기관기업소 간부들과 종업원들에게 현금카드를 만들도록 강요하고 있지만 간부들조차 현금카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평양에서는 현금카드를 사용할 수 있지만 지방은 카드를 사용할 시설이나 제도 자체가 없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17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도 “오는 8월부터 기관기업소 종업원들의 월급을 현금카드에 입금시켜 주게 된다”며 “생산을 못하는 기업소들은 월급 자체가 없지만 사무원(공무원)과 생산을 하고 있는 기업소 종업원들은 월급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방이라 해도 도 소재지들에 있는 원유공급소와 샘물판매소, 가스판매소들은 현금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며 “카드로 현금을 찾을 수 있는 기계(현금인출기)는 각 도에 있는 중앙은행 분점과 도 체신관리국(우체국)에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8월부터 열차표를 현금카드로 살 수 있도록 관련 설비공사가 진행 중”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백화점과 도서관, 영화관과 약국들도 현금카드만 쓰도록 기계들을 설치해 앞으로 현금카드는 반드시 소유해야 할 필수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현재 인민반에서 거두는 각종 명의의 자금 조차 모두 중국인민폐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주민들이 장마당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내화(북한돈)를 기준으로 하는 현금카드는 일부 보조적 수단일 뿐 현금을 대체하는 수단은 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