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국산 사료 식량으로 둔갑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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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중국산 사료를 식량으로 위장 수입해 군인들과 돌격대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고 대북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가축용 사료가 식량으로 둔갑해 싼 값에 팔리면서 환율과 함께 식량가격이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최근 북한 장마당들에서 “환율과 식량가격이 갑자기 떨어진 것은 값싼 중국산 사료가 대량 들어와 거래되기 때문”이라고 복수의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이런 쌀이 군부대와 돌격대들에 우선 공급되고 장마당들에도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것 입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 1월 말부터 세관을 통해 중국산 ‘막대쌀’이 대량적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군부대와 돌격대들에 우선으로 공급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산 쌀을 ‘막대쌀’로 부르는 것은 포장용기에 나무막대기 모양의 상표가 붙어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동안 북한 무역관계자들은 중국 상인들에게 약초와 고철, 광석을 넘기는 대가로 식량을 요구해왔으나 중국 상인들은 가격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식량수출을 거부해왔습니다.

중국 상인들이 갑작스럽게 북한에 쌀을 들여보내게 된 원인은 지난해 많은 자연재해를 입은 중국에 처리하기 어려운 저질 불량 식량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자연재해로 많은 벼가 제대로 익지 못하고 반 쭉정이 상태로 남았는데 중국당국이 농민들의 수입증대를 위해 여물지 못한 벼를 모두 가을해 사료용으로 넘기도록 조치했고 이러한 사료용 저질 식량이 헐값에 북한에 유입되고 있다는 얘깁니다.

이렇게 들어온 ‘막대쌀’은 색깔이 일반 쌀에 비해 검은데다 니(껍질이 벗겨지지 않은 벼)와 돌이 너무도 많이 섞여있어 여러 번 쌀을 일어 밥을 해도 맛이 없고 모래가 씹힌다고 합니다.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우리(북한)쪽에서 쌀을 들여 올 때 포장용 포대에 (사료임을 표시하는) 짐승그림을 넣지 말 것을 요청했다”며 “겉포장만 보면 사료인지 사람이 먹는 식량인지 구분할 수 없게 해놓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무역일꾼 가족들과 밀수꾼들을 통해 주민들이 먹고 있는 쌀이 사료용이라는 소문이 크게 돌면서 주민들의 자조 섞인 원망이 많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회령시의 소식통은 “일반 쌀은 중국에서 한 포대(25kg포장)에 인민폐 120원 이상을 부르는데 지금 들어오는 사료용 쌀은 한 포대에 75원에 불과하다”며 장마당에서 팔리는 쌀들 중에 “좋은 쌀은 모두 밀수꾼들이 들여 온 것이고 나쁜 쌀(사료용)은 세관을 통해 수입해온 식량”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국가가 방목하는 짐승들”이라고 노골적인 불만을 내놓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런 쌀이라도 들여와 먹을 수 있으니 정말 다행”이라는 주민들의 엇갈린 반응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