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상인들,중국 쌀 구입위해 국경도시 집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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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국경지역인 혜산시와 회령시에는 요즘 함흥과 평성을 비롯한 내륙지방에서 몰려온 쌀 도매상들로 북적인다는 소식입니다. 북한에서 생산된 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쌀을 사들이기 위해 모인 것 입니다.

문성휘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요새 북중 국경도시인 양강도 혜산시와 함경북도 회령시에는 앞지대(내륙지대) 식량도매상들이 줄을 잇고 있다고 현지의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개인장사꾼들은 물론, 무역기관들까지 돈벌이를 위해 식량을 사들이다 나니 국경지역에선 중국화폐 고갈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는데요.

이런 현상이 자칫 식량가격이나 환율 폭등을 불러올 수도 있는 일이라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 회령시의 한 주민은 “앞지대 쌀 장사꾼들 때문에 입쌀(벼)가격이 내리지 않고 있다”며 “돈대(환율)도 심하게 오르내리고 있다”고 전해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양강도 혜산시의 또다른 소식통도 “함흥, 신포, 평성 사람들이 입쌀을 사기 위해 양강도로 몰려들고 있다”면서 “이들이 양강도 무역기관들과 도매상들의 쌀을 통째로 거둬들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본래 내륙지대에서 생산된 입쌀이 북부 산간지대로 들어오는 것이 상식인데 지금은 거꾸로 벼를 심는 고장들에서 감자와 강냉이만 경작하는 국경지역에 입쌀을 구하기 위해 집결한다는 얘기입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고사리와 송이를 수출하는 대신 들여오기로 한 식량이 중국세관의 단속으로 막혀 있다가 지금 갑자기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며 “여기에 개인들이 밀수로 들여오는 식량까지 합쳐지면서 입쌀가격이 폭락했다”고 말했습니다.

극심한 자연재해로 식량수출을 일시 중단했던 중국 당국이 가을 수확기를 맞아 수출을 재개하면서 국경지역의 입쌀 가격이 폭락했다는 주장입니다.

국경지역의 사정이 이런데 반해 내륙지대들에서는 아직 가을걷이가 끝나지 않은데다 먼저 군량미부터 거두어들이고 있어 여전히 식량가격이 내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는 올해 북한 당국이 제시한 군량미 계획이 160만 톤인데 그중 120만 톤을 황해북도가 맡았다며 하지만 황해북도의 농사가 시원치 않아 군량미를 전국 각지에서 거두어들이고 있어 장마당에 풀리는 주민용 식량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양강도 소식통도 “앞지대 장사꾼들이 무역기관들에서 나오는 쌀을 직접 거래한다”며 “무역기관들이 우리돈(북한화폐)을 받지 않고 중국 인민폐를 요구하기 때문에 돈대(환율)가 가파르게 오르내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함경북도 회령시의 경우, 무역기관들이 세관을 통해 들여오는 중국 쌀은 kg당 820원이지만 함흥이나 평성 장마당에서 넘기면 950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소식통들은 올해 주민들이 너무도 극심한 식량난을 겪었기 때문에 가을철에 한 알이라도 더 끌어들이려고 애타게 노력한다고 전했습니다. 입쌀이 중국에서 대량으로 들어오고 있지만 식량난에 대처한 북한 주민들의 과도한 사들이기로 하여 전반적인 식량가격은 크게 내릴 수 없을 것으로 소식통들은 예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