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장마당 경제 중국에 좌지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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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장마당 경제를 중국이 완전 장악했다는 주장이 북한 내부 소식통들에 의해 제기되었습니다. 장마당에서 유통되는 상품은 물론 화폐도 중국 인민폐 일색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경제가 중국에 의해 좌우된다는 말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자력갱생’이니 ‘자강력’이니 하는 구호만 있고 원료와 자재, 자본과 설비가 부족해 부득이 모든 것을 중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의 북한경제가 처한 상황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7일 “요즘에는 중국산이 아니면 인민들이 살아갈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면서 “북·중 무역을 담당하는 외화벌이 기관들이 무엇을 얼마나 들여오는(수입하는)가에 따라 장마당 물가가 요동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두만강 지역 수해로 국경교통이 마비되면서 한동안 물가가 치솟았지만 최근에는 다시 안정세를 찾았다”면서 “장마당에서 5원 50전까지 올랐던 입쌀은 다시 4원 50전으로, 강냉이는 2원 50전까지 떨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전국의 식량가격이 장사꾼들속에서 매시간대 별로 알려지고 있다”면서 “평양은 상품이 집중되어서인지 입쌀은 3원 50전에서 5원, 밀가루는 5원 50전에서 6원까지로 지방 식량가격에 비해 전반적으로 약간 낮은 편”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반면 자강도 만포시는 아직도 식량가격이 5원에서 6원대에 머물러 있다”면서 “만포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대형 군수공장이 자리하고 있어 밀무역이나 장사활동을 제한하기 때문에 지역 장마당이 크게 활성화되지 못했다”고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시의 한 소식통은 18일 “그동안 소극적으로나마 장마당에서 통용되던 달러나 (러시아)루불화가 점차 인민폐에 눌려 설자리를 잃었다”면서 “해외에 나갔던 근로자들도 달러나 루불로 임금을 받게 되면 현지에서 다시 인민폐로 교환하기 바쁜 실정”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또 “장사꾼들이 오직 인민폐만을 받으려 하기 때문에 장마당 돈데꼬(환전꾼)들도 덩달아 활기를 띠고 있다”며 “두부와 같은 부식물마저도 인민폐로 구매해야 하는 시대가 되면서 조선돈은 종잇조각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평양 상류층들의 소비행태도 이제는 일본산, 한국산에서 중국산으로 서서히 바뀌는 추세”라면서 “그동안 중앙에서 일본산제품을 통제하고 한국산은 회수(압수)하면서 중국산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중국 상품이 북한장마당을 점령하다시피 하면서 누구도 조선(북한)돈을 받으려 하지 않아 북한화폐는 화폐로써의 기능을 점차 상실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