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먹거리 시장도 중국에 빼앗겨

0:00 / 0:00

앵커 : 중국의 먹을거리들이 북한의 장마당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국경지역 장마당들의 경우 이젠 남새(채소)까지도 대부분 중국산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하소연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제는 장마당에서 국산을 찾아보기 어렵다. 작년까지만 해도 남새만큼은 국산이었는데 이젠 남새도 거의 모두 중국산이다” 최근 북-중 국경도시들에서 살고 있는 소식통들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렇게 밝혔습니다.

8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양강도는 워낙 고산지대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들에 비해 기온이 상당히 낮다”며 “시금치와 같은 첫 남새작물을 맛보자고 해도 5월 말은 돼야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2월 말부터 비닐주머니에 포장된 중국산 시금치가 장마당에 나오기 시작했다며 앞지대(내륙지대) 장사꾼들도 국경지역 장마당들을 통해 중국산 시금치를 무더기로 도매해 갔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도 “올해는 중국산 남새가 마구 쓸어들면서 ‘또끼(자전거로 농촌에서 채소를 날라 넘기는 도매 장사꾼들)장사마저 되지 않는다”고 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장마당들에서 팔리는 중국산 계란의 경우 한 알당 중국 돈 1위안으로 국산계란과 값이 같으나 알의 크기는 중국산이 훨씬 더 크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장마당에서 팔리는 중국산 돼지고기는 육질이 부드러운데 가격이 kg당 북한 돈 1만 2천원으로 주민들이 키워서 장마당에 파는 돼지고기보다 가격이 3천원이나 더 눅(싸)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지어는 두부와 술도 중국산이 더 잘 팔리는데 중국산 두부의 경우 1모당 인민폐 1위안으로 비닐포장이 되어있기 때문에 북한에서 개인들이 만드는 두부에 비해 쉽게 부서지지 않고 오래 보관해도 변질되지 않는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500mm 리터로 비닐봉지에 포장된 중국산 술은 38도로 주정도 높은데 개인들이 만든 술보다 잡내가 없고 가격도 중국 인민폐 1.2위안으로 개인들이 만들어 파는 술 1.5위안보다 가격이 더 저렴하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한편 소식통들은 중국산 식재료들이 마구 쏟아지며 먹을거리를 만들어 팔던 수많은 장사꾼들이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중국산 식재료들이 판을 치며 술이나 두부를 만들어 팔던 많은 주민들이 장사거리가 없어졌다”며 “요즘 개인들이 집에서 돼지를 잘 기르지 않는 원인도 중국산 돼지고기가 장마당에 넘쳐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