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북제재 강화로 중국인 투자자들 된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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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중국이 대북제재의 고삐를 더욱 옥죄면서 북한에 투자한 중국인 사업가들이 큰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인 투자자들은 본국 정부의 정책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당국의 대북제재 강화로 많은 손해를 보고 있는 중국인 사업가들이 중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변경도시의 한 대북 소식통은 “신의주에 종이공장을 세운 한 중국인 투자자가 중국 정부의 대북제재로 인해 투자금을 다 날리고 알거지 신세가 될 지경에 있다”면서 “그는 중국 정부가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 사업자가 투자한 종이공장에서는 압록강 주변 늪지에 흔하게 자라는 갈대를 원료로 질이 좋지 않은 막 종이를 생산한다”면서 “이 종이는 중국인들이 명절 때 조상들에게 용돈을 보내는 의미에서 길 모퉁이에서 태워 없애는 즈첸(纸錢: 종이돈)에 주로 사용되는 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광물이나 지하자원을 들여오지 못하게 하는 것은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품목이라서 그렇다 해도 값싼 종이까지 반입을 금지시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변경 도시의 또 다른 중국인 사업가는 “원료를 북한에 공급해주고 반제품 또는 완성품 형태로 가공해 들여오던 가발과 여성용 속 눈썹을 최근 중국해관에서 통관을 시켜주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면서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 없어 비선을 통해 밀반입하느라 생각지도 않던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불평했습니다.

이와 관련 변경도시의 한 중국인 투자자는 “안보리 제재품목이 아니라는 말을 믿고 조선의 활석광산에 투자를 해서 이제 막 생산을 시작했는데 활석을 중국에 실어갈 방법이 없어 애를 먹고 있다”면서 “중국과 조선의 모든 선박이 유엔제재로 조-중 간 운항을 하지 못해 활석을 쌓아만 두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활석은 가루를 내어 도자기 원료나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며 마그네슘을 포함한 규산염 광물로 비금속 광물로 분류됩니다.

이 밖에도 북한측이 토지를 제공해 신의주에 자동차 정비공장을 짓고 있다는 한 중국인 사업가는 “공장이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중국 정부가 갑자기 조선에 대한 철강제품과 기계류 수출을 금지하는 바람에 정비공장을 완공해 봐야 가동할 수 없게 됐다”고 한숨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