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개성공단 ‘폐쇄’ 소식에 촉각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된 지 나흘째인 12일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육군 장병이 귀환 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된 지 나흘째인 12일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육군 장병이 귀환 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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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당국이 개성공단의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북한 주민들 속에 빠르게 번지면서 북한주민들도 공단 존속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최근 중국에 나온 평양주민 장 모 씨는 ”개성공단이 폐쇄되면 남조선 물건 구경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고 남조선 물건값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개성공단이 폐쇄될 것이란 소문이 장마당 상인들 사이에 파다하게 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개성공단과 가까운 황해남도 주민들 중 상당수가 개성공단에서 흘러나오는 남조선 물건 장사로 생계를 유지해왔는데 공단이 폐쇄되면 공단노동자들은 물론이고 주민 대부분이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동안 개성공단에서 흘러나오는 한국상품으로는 초코파이가 널리 알려졌지만 이밖에 의류, 화장품, 전기용품 등 많은 물건들이 유출되어 장마당 등지에서 거래된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었습니다.

청진과 중국을 오가며 보따리 무역을 하고 있는 주 모 씨는 “개성공단이 폐쇄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같이 중국을 오가며 장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주 씨는 “북한 주민들에 인기 있는 남한 물건을 중국에서 들여가도 개성공단에서 흘러나온 물건과 가격경쟁에서 밀리기 때문에 장사하기 힘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개성공단이 폐쇄되면 남한 물건을 제값에 팔 수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 단둥에서 한국제 주방용품 가게를 하고 있는 이 모 씨도 “한국물건 구매의 가장 큰 손인 북한사람들이 물건값이 조선보다 비싸다고 불평하는 바람에 골치가 아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서 “개성공단이 폐쇄되어 한국물건이 나오지 않으면 가격 시비는 사라질 것”이라며 “그렇다고 해서 꼭 개성공단이 폐쇄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오해하지는 말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에 투자한 중국 기업인들도 개성공단의 사태추이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평양에서 복장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조선족 기업인 박 모 씨는 “조선에 투자한 많은 중국 기업인들이 개성공단 사태는 남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며 “만약 개성공단이 완전 폐쇄된다면 중국 기업인들의 조선에 대한 투자 의지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나진에서 건축자재 공장을 1년 남짓 운영하고 있다는 중국 다렌(대련)의 한 조선족 기업인은 “최근 중국에 대한 조선당국의 감정이 좋지 않다는 얘기가 돌고 있어 나진사업에 더 이상 투자는 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하는데 까지 해보다가 여차하면 사업을 접을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