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학교서 학생들간 상거래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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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당국이 개인들의 상업행위를 묵인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경제개혁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이 점증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에서 학교를 중심으로 학생들과 교원들 간 물품거래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 집권 후 북한은 가내 수공업 수준의 개인 상행위를 묵인하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장마당을 주축으로 한 개인들의 상행위가 치열한 경쟁을 동반해 상품거래의 안전성과 질도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에는 ‘써비’라고 불리는 소규모의 소비품 거래행위가 활성화되고 있는데 ‘써비’문화의 선두에는 북한의 학교들이 있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학교를 통한 물물교환이 가장 안전한 거래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지금 장마당은 소매보다는 도매거래 위주로 점차 바뀌고 있다”면서 “주민들의 일반 소비품 거래는 학교를 거점으로 한 물물교환 방식으로 서서히 전환되고 있다”고 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북한의 학교들에서 원주필(볼펜)이나 담배와 같은 소규모 물품들이 학생들 간에, 혹은 교원과 학생들 간에 거래 된지는 오래됐다"며 "이제는 소량의 식량이나 내의류 같은 것도 학생들끼리 흥정한 다음 서로의 집 근처나 교실에서 주고받는 식으로 거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장마당 보다 싸고 믿을만한 거래를 원하는 학부모들이 학교에 다니는 자식들을 이런 장사에 떠밀고 있는 실정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학생들의 물물교환 거래에서 분쟁이 생길 경우 교원들이 중재에 나서 원만히 해결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11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교원들이 꼭 갖추어야 할 필수품은 손전화”라며 “학부모들이 자신의 장사물품의 내용이나 가격흥정, 자신이 필요로 하는 생필품 목록 등을 전화로 직접 자식들의 담임교원에게 부탁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특히 교원들은 이른바 ‘거래장부’를 만들어 소중하게 보관하는데 학생들에게 배워줄 ‘교수안’은 대충 작성하면서도 학부모들과의 물물 거래내역을 담은 ‘거래장부’는 밤늦게라도 꼼꼼히 정리하는 것이 중요한 일과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교원들은 학교 간의 규모가 큰 거래도 주도하고 있는데 얼마 전 혜산시 ‘위연초급중학교’가 보유하고 있던 중국산 교내감시 장비들을 ‘마산고급중학교’에 보내고 대신 겨울철 난방용으로 쓸 석탄을 받은 사실이 본보기 사례라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학교를 중심으로 한 물물교환 행위는 학생들을 증인으로 세우는 상업행위로 교육적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며 “하지만 이러한 상업행위가 불량품 등 협잡에 걸릴 위험이 적어 앞으로도 학교를 중심으로 한 거래행위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