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평양 금수산 태양궁전 일대에 건설되는 여명거리 공사장에서 평양시민들과 지방의 돌격대원들이 혹독한 노역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국제적인 대북제재를 ‘건설의 장엄한 포성’으로 맞서겠다며 직접 발기한 여명거리 공사장. 이곳에 동원된 평양 시민들과 지방의 돌격대원들이 무리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복수의 북한 주민들이 밝혔습니다.
최근 여명거리 공사장을 다녀온 함경남도의 30대 주민은 1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수십만 명의 평양사람들이 매일 여명거리 공사 때문에 죽을 고생을 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은 하루 일이 끝나면 공사장으로 이동해 밤을 맞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력 외에 변변한 건설장비가 없는 북한이 평양시 간부든, 노동자든 대거 공사장에 동원해 건물을 짓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시민들은 아침에 출근했다가 퇴근하는 길로 곧바로 여명거리로 행렬을 지어 나가고 있다”면서 “군대들과 지방에서 올라간 돌격대들은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공사에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여명거리 공사를 각 성과 중앙기관, 각 도별로 뜯어 분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지방에서도 한 개 공장에서 2~3명씩 여명거리 공사장에 올려 보내라는 지시가 떨어졌다”면서 “며칠 전 ‘다 짜갠 옥수수 10kg을 준비해 가지고 올라오라’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함흥에서 돌격대원들이 각자 먹을 식량을 지고 평양으로 떠났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날이 추워지기 전에 골조공사를 모두 마친다는 구상아래 현재 아파트 뼈대 세우기 공사에 물적 인적 역량을 투입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3월 중순 미국을 주도로 하는 유엔제재에 대규모 건설공사로 맞선다며 여명거리 공사를 발기했습니다.
평양시 용흥네거리에서 김부자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까지 3km구간에 건설되는 여명거리에는 40여 동 살림집과 60여 동의 공공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며, 살림집 중에는 70층짜리 초고층 건물이 건설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엔대북제재 결의 2270호가 채택된 직후 김정은 위원장이 느닷없이 여명거리 건설을 발기한 것과 관련해 한국의 전문가들은 강력한 유엔제재에 직면한 북한이 주민 결속 차원에서 여명거리 공사를 벌여놓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미국의 제재와 압박을 이겨낸 승리 상징’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치적으로 이 공사를 대대적으로 선전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