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당국이 '농촌동원'을 주민통제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낮에 길거리로 다니는 주민들을 모두 단속해 직장인들의 정상적인 업무나 경제활동도 불가능할 정도라고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대낮엔 길거리에 나서기가 무서울 정도이다. 점심시간에 밥 먹으러 오가는데도 몇 차례나 단속을 거쳐야 한다”, 농촌동원에서 제외된 북한 주민들이 당국의 무차별적인 단속에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계가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일감이 있는 기업소들과 교육기관, 보건기관 직원들은 농촌동원에서 제외됐다”며 “그러나 농촌동원에서 제외되긴 했어도 정상적인 직장일이나 업무에 숱한 제한을 받고 있다”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이 모두 농촌동원에 나간 오전 9시부터 농장 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오후 3시까지 인민보안부 순찰대와 노동자규찰대를 길목마다 배치해 거리에 나다니는 사람들을 모두 단속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2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도 “이미 농촌동원에 빠진 사람들이 본보기로 ‘노동단련대 처벌’을 받고 있다”며 “직원들의 농촌동원 관리를 제대로 못한 기관장 3명도 ‘10일 영창’ 처벌을 받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직원들을 농촌동원에 제대로 보내지 못해 ‘10일 영창’ 처벌을 받은 기관장들로 ‘양강도 원유공급소 소장’, ‘양강도 동약관리소 소장’, ‘혜산 화장품공장 지배인’을 꼽았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일거리가 없는 대부분의 공장, 기업소 노동자들은 멀리 협동농장들에 나가 농사일을 하고 있다”며 “여맹원들이나 부양가족들은 출퇴근형식으로 주변의 가까운 협동농장에 동원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농촌동원기간은 5월 5일부터 시작해 7월 20일까지인데 북한 당국이 농촌동원 기간을 이렇게 정한 원인은 풀씨가 여물기 전인 7월 20일까지 김매기와 ‘풀거름 생산’을 모두 끝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7월 20일 이후면 풀씨가 여물어 김매기나 ‘풀거름 생산’이 논밭에 풀씨를 뿌려주는 거나 다름없다는 얘기입니다. 설령 7월 20일 이후엔 풀이 돋는다 해도 이미 농작물이 숲을 이뤄 제대로 자랄 수도 없고 씨앗도 맺지 못한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소식통들은 북한 당국이 농촌동원 기간을 이렇게 오래 잡는 데는 다른 원인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사건사고가 많은 여름철에 농촌동원으로 주민들을 묶어 놓으면 도시의 인구를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며 “이렇게 하면 사건사고도 줄일 수 있고 크고 작은 주민들의 불만도 쉽게 무마할 수 있다”고 말해 북한에서 농촌동원이 주민통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