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당국의 불법영상물 단속이 강화되자 장마당들에서 '비공개도서'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몰래 전자복사기를 갖고 있는 주민들이 '비공개도서'들을 복사해내면서 '책' 장사꾼들이 많은 돈을 벌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후 북한은 외국영화를 비롯한 불법영상물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2012년 가을에는 본보기로 알판(DVD)을 복사해 유통시킨 장사꾼들을 공개처형했고 올해에는 불법영상물 단속을 전문으로 하는 ‘1080 상무’까지 새로 조직했습니다.
이처럼 불법영상물 단속이 강화되자 외부세계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은 점차 ‘비공개(금지)도서’로 옮겨가고 있으며 그동안 불법영상물에 밀려 별로 인기가 없던 도서(책)를 파는 장사꾼들이 때 아니게 돈을 벌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17일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우리나라에서 개인들이 전자인쇄기(프린터)를 몰래 보유하는 행위는 ‘간첩죄’에 해당 될 만큼 큰 죄가 된다”며 “그러나 돈벌이를 위해서는 위험을 무릅쓰고 전자인쇄기를 몰래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고 말했습니다.
전자인쇄기는 특히 평양과 평성, 남포시에 많은데 돈만 있으면 중국과 연계된 배꾼(어민)들을 통해 얼마든지 전자인쇄기를 구입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전자인쇄기에 들어가는 충전잉크는 ‘컴퓨터 봉사소’에서 팔고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 전자인쇄기로 주민들은 장마당에서 팔리는 상표들, 학생들의 교과서를 복사해 돈을 벌어 왔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삐라나 위조화폐를 만들 수 있다는 이유로 해서 개인들의 전자복사기 보유를 절대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19일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불법영상물 검열이 수시로 진행되자 주민들속에서 ‘비공개도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전자인쇄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몰래 ‘비공개도서’들을 대량으로 찍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요즘 장마당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금지도서로는 ‘100부 도서’들인 ‘나의 한평생’, ‘인간관계론’, ‘파도’, ‘전쟁과 인간’이 있고 국가보위부 도서인 12부작 ‘비밀전쟁’, ‘인간이 증명’, 5부작인 ‘소련정탐역사’라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북한의 ‘비공개도서’는 고위간부용과 작가용, 보위부와 보안원들을 위한 도서가 따로 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비공개 도서’는 불법이지만 북한이 직접 출판했던 책들이어서 설령 걸린다 해도 처벌강도가 약하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최근 장마당들에 우리(북한)나라에서 출판을 하지 않은 ‘세계문학선집’들도 많이 팔리고 있다”며 “때문에 언제인가 국가보위부가 ‘비공개도서’에 대해서도 불법영상물과 같이 엄격하게 단속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강조했습니다.